증권 증권일반

ETF 가격 양극화…불장에 10만원 넘고, 곱버스는 100원대 추락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7 16:19

수정 2026.05.07 16:19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국내외 증시 강세로 상장지수펀드(ETF)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1주당 최대 40만원을 웃도는 반면, 곱버스(인버스 2배) ETF는 100원대로 밀리는 등 극심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동전주로 전락할 경우 코스피200 선물의 촘촘한 가격 변동폭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어 ETF의 액면병합 등을 허용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평균 가격은 이날 기준 3만1868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말 기준 2만2356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2만5304원까지 오른 뒤, 올 들어 평균 3만원선을 뛰어넘었다.



1주당 가격이 10만원을 웃도는 ETF 수도 올 들어 급증했다. 통상 ETF는 투자자 접근성 제고 차원에서 최초 상장 시 주당 1만원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당 10만원 이상 ETF는 지난해 말 64개에서 이날 91개로 42.1% 불어났다.

국내외 증시 호황에 ETF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코스피는 올 들어 4300선에서 7490선으로 무려 73.7% 급등했다. 주당 100만원인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상품을 제외하고, 국내 ETF 가운데 가장 비싼 종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IT레버리지'다. 이날 종가 기준 해당 ETF 가격은 1주당 45만2455원으로 2016년 5월 13일 상장일 당시 종가 9890원 대비 44배 넘게 뛰었다. 개별 종목과 비교하면 현대오토에버(45만5500원)에 근접한 수준으로, ETF 시장이 확대되면서 개별 종목과 맞먹는 고가 단가로 형성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시장을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ETF는 가격 하락 압력이 커졌다. 특히 코스피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역추종하는 '곱버스' 상품 가격은 100원선으로 주저앉았다.'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1년 전 2130원에서 지난해 말 615원으로 내려앉은 뒤, 이날 종가 기준 124원까지 떨어졌다. 이를 포함한 코스피 곱버스 ETF 5종의 가격은 100~200원선 수준까지 떨어졌다.

동전주로 전락한 곱버스 ETF에 대해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ETF가 실제 추종하는 지수의 움직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문제다.

2000원 미만의 저가 ETF의 최소호가단위(1틱)는 1원이다. ETF가 100원이라고 하면, 1틱당 변동폭은 1%에 육박한다. 하지만 코스피 곱버스 ETF가 추종하는 코스피200 선물의 1틱당 변동폭은 0.004%다. 코스피200 선물의 촘촘한 가격 변동폭을 ETF가 온전히 반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지수 변동폭과 ETF간 괴리율이 벌어질 경우 투자자는 실제 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ETF를 매수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10만원 이상의 고가 ETF와 1000원 미만의 초저가 ETF간 양극화가 심화된 것은 국내 증시에서 ETF에 대한 액면병합과 액면분할이 허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상법에서 분할과 병합 대상을 '국내주식'으로 한정하고 있는데, ETF는 현행 법상 '수익증권'으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ETF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지거나 낮아질 때 운용사가 자체적으로 분할 또는 병합을 통해 가격대를 조정하고 있다. 예컨대 나스닥100 지수의 하루 변동폭의 -3배만큼 수익을 얻도록 설계된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쇼트 QQQ'(티커명 SQQQ)는 지난 2010년 상장 후 현재까지 총 8번의 액면병합을 실시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코스피가 8000선 그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곱버스 ETF가 정말 100원 밑으로도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액면병합이나 분할이 불가한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