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한수원 기관정기감사 결과 공개
UAE 사업비 공유 거부·사우디 기술지원 차질 확인
[파이낸셜뉴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수출 사업을 나눠 추진하는 과정에서 핵심 정보공유와 업무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갈등과 비효율이 발생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7일 이 같은 내용의 '한국수력원자력 기관정기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지난 2016년 한전 중심의 단일 원전수출 체계를 한전과 한수원이 국가별로 사업을 나눠 맡는 이원화 구조로 바꿨다. 한전은 중동·아시아 지역을, 한수원은 유럽 지역 등을 중심으로 원전수출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원화 이후 양 기관의 조직과 인력이 중복 운영되고 사업관리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비효율이 누적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전은 원전 관리 경험과 전문인력·기술력이 부족해 한수원의 인력과 기술 인프라 활용이 불가피했지만 양 기관 간 사업관리 체계와 기술사용 기준이 뚜렷하지 않아 혼선이 발생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UAE 바라카 사업에서는 한수원이 한전과 공동으로 사업을 총괄하면서도 한전의 하도급사로 시운전 업무를 수행했다. 이로 인해 현장 기술관리는 한수원이, 사업관리와 조정은 한전이 맡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협의·조정에 추가 시간이 소요됐다. 한수원은 시운전 관련 공기 연장 등에 따른 추가 비용 약 11억달러 정산을 요구하며 국제중재도 제기했다. 감사원은 이로 인해 약 373억원의 분쟁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우디 원전 사업에서도 양 기관의 이견이 이어졌다. 한전은 UAE와 같은 사업관리 체계를 원했지만 한수원은 공동 주계약자 지위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2022년 4월부터 이 같은 이견으로 인력·기술 지원 등 협력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핵심 정보공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감사원은 한전이 한수원의 체코 원전사업 추진 과정에서 UAE 사업비 등 핵심 정보공유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반대로 한수원은 한전의 UAE 사업에서 파견 인력을 일방적으로 대규모 철수하고 사우디 사업에서도 기술·인력 제공과 양해각서(MOU)·공동결의 체결 등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 대응에서도 엇박자가 확인됐다. 감사원은 한수원이 UAE 사업과 관련해 발주처와의 엠바고 합의를 지키지 않고 일방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며 "대외 협상·대응의 일관성 부족으로 국가 신뢰도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갈등의 배경으로 산업부의 관리·조정 미흡을 꼽았다. 산업부는 2016년 이원화 정책 수립 당시 양 기관 간 MOU 체결과 원전수출협의회 운영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12월 기준 MOU는 체결되지 않았다. 원전수출협의회도 2017년 이후 8차례 열렸지만 기관 간 협력 방안은 다뤄지지 않았다.
감사원은 산업부 장관에게 한전·한수원 간 MOU 체결과 협업체계 구축을 실질적으로 이행하도록 관리하라고 통보했다. 또 원전수출 협업 성과를 경영평가 지표에 반영하는 등 제도 개선을 우선 추진하고 원전수출체계 일원화 등 근본적인 개선 방안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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