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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금투세 폐지 논리, 가상자산에도 동일…과세 강행은 입법 모순"

임상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7 16:13

수정 2026.05.07 17:51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겸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에서 발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임상혁 기자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겸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에서 발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임상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의 폐지 논리가 가상자산에도 동일하게 적용됨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에만 과세를 강행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다."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겸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야당 간사를 역임 중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렸으며,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가 후원을 맡았다.

오 교수는 '가상자산 소득과세 적정성 및 정책 실효성 검토'를 주제로 발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는 지난 2020년 입법 이후 3차례 시행이 유예됐는데, 매번 '인프라 미비'가 사유로 지적됐다"며 "그러나 최근 5년간 해당 문제에 대한 실질적 해소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쟁점의 본질은 금투세 폐지 논거인 시장 위축, 인프라 미비, 이중과세 등이 가상자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이라며 금투세 폐지에도 가상자산 과세를 진행하는 것은 과세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위헌 소지도 있다고 봤다. 오 교수는 "헌법재판소 판례에 따르면 조세법률관계에서도 평등원칙이 적용된다. 헌재는 합리적 이유 없이 특정 납세 의무자를 다르게 취급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봤다"며 "과세를 강행하기보다, 과세 형평성 확보를 위한 선제적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세당국이 기준을 모르고, 납세자도 신고 방법을 모르며, 법령에 과세요건이 명시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과세 시행은 실질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다"며 "시장 이해도 확보가 과세 시행의 선결 조건이다"라고 짚었다.

아울러 기본 원칙 4가지를 지켜야 개선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양도소득 체계 정합성 확보 △순소득 과세 원칙 구현 △글로벌 스탠다드 정합성 △단계적 접근 원칙 등이다.

또 △기타소득의 양도소득 전환 입법 완료 △신종 거래 유형 과세 기준 법령 명시 △가상자산보고체계(CARF) 법제화 △거래소 보고 의무 체계 완비 △납세자 안내 체계 구축 등 5가지를 선결 조건으로 제시했다.

오 교수는 "가상자산 과세의 필요성은 부정하지 않지만, 과세 자체보다는 '과세의 정합성'을 우선해야한다"며 "현재의 방식으로 과세하는 것은 이론적·헌법적·집행적 측면 모두에서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에서 김현동 배재대 교수(왼쪽부터), 심태섭 서울시립대 교수, 홍기용 인천대 명예교수, 최용선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장, 정성철 회계사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임상혁 기자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에서 김현동 배재대 교수(왼쪽부터), 심태섭 서울시립대 교수, 홍기용 인천대 명예교수, 최용선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장, 정성철 회계사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임상혁 기자

이어진 토론 시간에선 최용선 서울시립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토론자로는 △홍기용 인천대 명예교수 △심태섭 서울시립대 교수 △김현동 배재대 교수 △정성철 회계사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장 등이 참여했다.

홍 교수는 과세 시행에는 동의했지만 오 교수와 같이 '인프라 구비'를 강조했다. 그는 "소득이 있으면 과세를 해야 하지만 시장 상황, 과세 인프라 등을 반영해야지 무턱대고 과세를 할 순 없다"며 "금융투자 소득은 비과세 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상자산만 과세해야 될 타당한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강제로 시행하기엔 아직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회계사는 "지금과 같은 형태로 과세가 시작되면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형평이 어긋날 수 있다. 바이낸스 등 해외 거래소에서 이뤄지는 거래나 개인 간(P2P) 직접 거래는 국세청이 과세 자료를 어느 정도 포착 가능한지 우려된다"며 "이런 부분을 빨리 해결해야 제도적으로 보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경부는 가상자산 과세는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 과장은 "현재 불로소득이나 사업소 등을 통해 소득이 발생할 경우 모두 과세를 하고 있다.
가상자산만 유예하면 형평성이 깨질 수 있다"며 "최근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진행되고 있는데, 소득세에 대해서만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 과세 역시 제도권 편입의 일환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투세는 폐지됐지만 대주주나 해외 주식, 비상장 주식 등 주식에 대해서도 과세가 이뤄지고 있어 가상자산만 비과세할 순 없다"며 "가상자산의 해외 거래나 P2P 거래는 CARF로 회원국들 간의 정보 공유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