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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 장기화에 해운비용 급등…머스크 "고객에 전가 불가피"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7 21:11

수정 2026.05.07 21:10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과 이란 전쟁 장기화 여파로 글로벌 해운업계의 비용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해운사 중 하나인 머스크(Maersk)는 국제유가 급등과 호르무즈 해협 물류 차질로 매달 5억달러(약 7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빈센트 클레르크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7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은 글로벌 무역에 새로운 경고 신호가 됐다"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유지되는 한 매달 5억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운업은 대표적인 에너지 집약 산업"이라며 "현재 비용 증가 규모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상당 부분은 고객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중동 전쟁 격화로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이어지면서 물류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

머스크는 전쟁 발발 약 일주일 만에 중동과 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핵심 항로 2개 운항을 중단했다. 선박과 승무원의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다.

실적 발표 자료에서도 머스크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거시경제와 물류 환경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이란 전쟁은 글로벌 공급망에 또 하나의 불확실성을 더했다"고 진단했다.

회사는 단순한 비용 증가를 넘어 소비 둔화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클레르크 CEO는 "이 비용이 최종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소비자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며 "그 여파가 공급망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과도 맞닿아 있다. 운송비 상승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다시 소비 위축과 물동량 감소로 연결되는 전형적인 공급 충격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올해 글로벌 컨테이너 수요 증가율 전망치를 2~4%로 유지했지만, 유가가 배럴당 90~100달러 수준에서 장기화될 경우 하방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머스크의 1·4분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7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매출은 130억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운임 하락과 비용 상승 압박은 피하지 못했다.


머스크는 올해 연간 실적 전망은 유지했지만 공급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2022년 6월29일 덴마크 선사 머스크의 컨테이너가 독일 베를린 베스트하펜 항구로 들어오는 모습. 사진=뉴시스
사진은 2022년 6월29일 덴마크 선사 머스크의 컨테이너가 독일 베를린 베스트하펜 항구로 들어오는 모습.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