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3명 발생
안데스 변종 확인돼 추가 확산 우려
WHO "잠복기 최대 6주"
각국 승객 추적 작업 착수
[파이낸셜뉴스] 대서양을 항해 중인 크루즈선에서 발생한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 확진 사례가 5건으로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이 있는 안데스 변종이 확인됐지만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가능성은 낮다고 거듭 진화에 나섰다.
WHO는 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크루즈선 MV 혼디우스에서 발생한 감염 사례 8건 가운데 5건이 한타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나머지 3건은 의심 사례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3명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번 바이러스는 중남미 지역에서 발견된 안데스 변종"이라며 "잠복기가 최대 6주에 이를 수 있어 추가 사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데스 변종은 한타바이러스 가운데 유일하게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한 유형으로 알려져 있다.
WHO에 따르면 첫 사망자인 네덜란드 부부는 크루즈선 출항 전 아르헨티나·칠레·우루과이 등을 도는 조류 관찰 여행에 참가했으며, 이 과정에서 안데스 변종을 옮기는 설치류가 서식하는 지역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WHO는 현재 아르헨티나 정부와 함께 이들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진단 키트 2500개를 5개국 연구소에 제공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미 승객 상당수가 세계 각국으로 흩어진 상태라는 점이다.
크루즈선 운영사 오션와이드 익스페디션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영국령 세인트헬레나에 기항했을 당시 승객 29명이 하선했다. 첫 번째 사망자의 아내인 네덜란드 여성도 남편 시신과 함께 하선한 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로 이동했고 이후 숨졌다.
여기에 이미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승객들과 두 번째 사망자가 탑승했던 항공편 승객·승무원들까지 접촉 범위가 넓어지면서 각국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다만 WHO는 상황이 통제 가능 범위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심각한 사건이지만 WHO는 현재 공중보건 위험도를 낮게 평가한다"며 "환자 치료와 남은 승객 안전 확보, 추가 확산 차단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압디 라흐만 마하무드 WHO 긴급경보대응 국장도 "각국이 공중보건 조치를 충실히 시행한다면 제한적 발생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마리아 밴 커코브 WHO 유행병관리국장은 "이것은 팬데믹의 시작도 아니고 코로나19와 같은 상황도 아니다"라며 "대부분의 한타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염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WHO는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스위스·세네갈 등에서 바이러스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안데스 변종과 비교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WHO는 세인트헬레나에서 하선한 승객들의 귀국 국가인 영국·미국·캐나다·독일·네덜란드·싱가포르 등 12개국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한편 3번째 사망자 발생 이후 카보베르데 인근 해상에 정박 중이던 MV 혼디우스는 여러 항구에서 입항을 거부당한 끝에 전날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를 향해 이동을 시작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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