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응급실서 문진 받다 격분
간호사 향해 "눈깔 뽑아버릴라" 등 폭언도
보안요원 제지에도 손 휘두르며 난동
法 "응급의료 방해 혐의...벌금 300만원 선고"
[파이낸셜뉴스] "너는 애미 애비도 없냐. 눈깔을 뽑아버릴라."
새벽 응급실에서 간호사의 제지를 받은 60대 남성은 거친 욕설과 위협을 쏟아냈다.
A씨(65)는 지난해 8월 29일 오전 4시 2분께 서울 송파구의 한 병원 응급의료센터 사전분류실에서 활력징후 측정과 문진을 받고 있었다.
당시 A씨의 건강 상태를 측정하던 간호사 B씨(34)는 A씨에게 반말을 삼가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A씨는 이 말에 격분해 곧바로 B씨에게 달려들었다. B씨의 부모를 거론하거나 특정 신체 부위에 상해를 가한다는 등 폭언과 협박성 발언까지 이어가던 A씨는 이를 막아선 보안요원에게 "놔 봐"라고 소리치며 피해자를 붙잡을 듯 손을 수차례 휘저었다.
법원은 이 같은 행동이 단순한 실랑이를 넘어 응급의료 종사자의 진료와 응급처치를 방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추진석 판사)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응급의료 방해 행위에 대한 엄정한 처벌 필요성을 언급하며 범행의 동기와 경위, 방법과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은 누구든 응급의료 종사자와 구급차 등의 응급환자에 대한 구조·이송·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폭행·협박·위계·위력 등을 사용해 방해하거나 기물을 파괴 또는 점거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A씨에게 폭력 관련 범죄 전력이 있었던 점도 양형에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는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재판 후 A씨는 벌금 300만원을 물게 됐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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