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미세먼지, 폐 넘어 뇌까지 간다' 측정 플랫폼 개발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0 12:00

수정 2026.05.10 12:00

KIST, 극미량 미세먼지 체내 이동 경로 규명

황사 영향으로 미세먼지가 나쁨 상태를 보인 지난달 22일 오전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 서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게 흐린 모습. 뉴시스
황사 영향으로 미세먼지가 나쁨 상태를 보인 지난달 22일 오전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 서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게 흐린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세먼지가 호흡기를 넘어 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특성분석·데이터센터 유병용·이관호 박사 연구팀은 미세먼지가 체내 각 장기에 얼마나 축적되는지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현재 미세먼지가 체내에 들어온 이후 어디로 이동하고 어떻게 분포하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 실제 각 장기에 유입된 미세먼지의 분포량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축적될 것으로 예상되는 폐를 중심으로 대략적인 수준만 추정해왔다.

이번 연구는 소동물에 실제 환경과 유사한 농도의 미세먼지를 노출시켰을 때, 체내 각 장기에 유입된 미세먼지를 극미량까지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제시했다.

기존에는 확인이 어려웠던 미세먼지의 체내 이동 경로와 장기별 축적량을 정밀하게 수치로 제시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세먼지의 동물 노출 실험 결과, 미세먼지는 폐에 국한되지 않고 간, 신장, 뇌 등 다양한 장기에도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질 '매우 나쁨' 수준(PM10 약 150 μg/m³)에서 1시간 노출만으로도 일부 입자가 여러 장기에 확인됐으며 하루 3시간씩 7일간 반복 노출할 경우 장기별 분포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는 미세먼지가 노출 빈도와 시간에 따라 체내에 점진적으로 축적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기술은 향후 미세먼지 위해성 평가의 정밀도를 크게 높이고, 환경 기준 과 보건 정책 수립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기존의 호흡기 중심 연구를 넘어 뇌, 간 등 전신 영향까지 고려한 건강 영향 평가가 가능해지면서, 임산부·노약자·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자 등 미세먼지 취약계층 보호 정책 수립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다.
연구진은 이 분석 플랫폼을 미세플라스틱 등 다양한 환경 유해물질 평가로 확장해, 산업 및 환경 안전 관리 전반에 활용할 계획이다.

KIST 이관호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가속기 질량분석법을 활용해 미세먼지의 체내 유입량과 장기별 축적량을 정량적으로 제시한 첫 사례"라며 "실제 생활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도 미세먼지의 체내 분포량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