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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값 급등에 美 소비심리 추락…5월 또 최저치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9 00:01

수정 2026.05.09 00:01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소비자심리가 이란 전쟁에 따른 휘발유 가격 급등 여파로 또다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용시장은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이 가계 부담을 키우며 소비심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시간대학교가 8일(현지시간) 발표한 5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48.2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 기록했던 종전 최저치보다 3.2% 하락한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49.7)도 밑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7% 낮다.



이번 소비심리 악화의 핵심 원인은 인플레이션 우려였다. 현재 경제여건 지수는 전달보다 9% 급락했다. 조사 책임자인 조앤 수는 "개인 재정과 고가 소비재 구매 여건 모두에서 물가 부담 우려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응답자의 3분의 1은 휘발유 가격을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전역 평균 일반 휘발유 가격은 이날 갤런당 4.54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약 40%,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40달러 오른 수준이다.

또 다른 응답자 3분의 1은 관세를 부담 요인으로 지목했다. 휘발유 가격 급등과 관세 부담이 동시에 소비심리를 압박하는 이중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앤 수는 "소비자들은 주유소 가격 급등을 중심으로 비용 압박을 지속적으로 체감하고 있다"며 "중동 지역 공급 차질이 완전히 해소되고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기 전까지 소비심리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일부 긍정적인 신호도 있었다. 향후 경기 기대를 반영하는 기대지수는 48.5로 전달보다 0.8%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1.3% 올랐다.

인플레이션 기대도 소폭 완화됐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5%,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4%로 각각 직전 조사보다 0.2%p, 0.1%p 낮아졌다. 다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번 소비자심리 지표는 같은 날 발표된 고용지표와 대비되는 흐름을 보였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4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11만5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고 실업률도 4.3%로 유지됐다.

시장에서는 고용시장 체력은 유지되고 있지만 유가 급등이 소비 여력을 빠르게 훼손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란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공급 차질 우려가 이어질 경우 미국 소비와 경기 둔화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스트바이 매장에서 삼성전자 AI 가전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소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스트바이 매장에서 삼성전자 AI 가전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