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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전 세계 에너지 시스템 대대적으로 바꾼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0 06:12

수정 2026.05.10 06:12

대체 에너지원 개발, 공급망 다변화에 사활

[파이낸셜뉴스]

이란 ISNA 통신이 4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에서 이란 남부 반다르 아바스 연안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AFP 연합
이란 ISNA 통신이 4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에서 이란 남부 반다르 아바스 연안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AFP 연합

이란 전쟁이 전 세계 에너지 시스템을 뿌리부터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CNBC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주 주요 석유, 가스 업체들의 실적 발표에서 이들 업체 경영진의 일관된 목소리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10억배럴 가까운 석유 공급이 사라졌고, 해협 봉쇄가 지속되면서 석유 재고가 빠르게 사라져 상황은 점점 악화하는 가운데 이런 전망이 나왔다.

석유 투자 확대와 대체 에너지원 개발

유전 서비스업체 SLB 최고경영자(CEO) 올리비에 르 푀슈는 이번 사태로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 지가 드러났다면서 대대적인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SLB 경쟁사인 베이커휴즈 CEO 로렌조 시모넬리도 이번 해협 봉쇄로 "에너지 지형에 근본적인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각국 정부와 산업계가 가격보다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 순위로 삼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유전 서비스업체 핼리버튼 CEO 제프리 밀러는 에너지 안보가 "더 이상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화석연료 확보를 위해 석유 탐사와 생산 투자가 증가하는 한편 저탄소 에너지원에 대한 투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모넬리는 지열, 원자력, 전력망 현대화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라면서 "단순히 에너지 공급을 늘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강력하고 복원력 있는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이번 에너지 대란을 반면교사 삼아 "예비 능력을 확충하는 한편 인프라를 다변화해 단일 대형 에너지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공급망 다변화

업계 관계자들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특히 아시아 국가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국가들의 중동 의존도 낮추기가 절체절명의 과제가 됐다는 것이다.

엑손모빌 CEO 대런 우즈는 "앞으로 동일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각국이 에너지 안보 확보 방안을 재평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커휴즈를 비롯한 유전 서비스 업체 CEO들은 각국 정부가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비상시를 대비한 전략비축유(SPR)의 중요성이 분명해진 만큼 전쟁이 끝나고 나면 석유를 역사적인 수준 이상으로 재비축할 것으로 분석했다.

고유가 지속된다

베이커휴즈의 밀러 CEO는 당초 공급 과잉이 예상됐던 올해 석유 시장이 공급 부족으로 급격히 전환됐다면서 수급 불균형 속에 유가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르 푀슈 SLB CEO도 전쟁이 끝난 뒤에도 고유가는 지속될 것이라면서 아프리카, 미주, 아시아 지역 해상, 심해 유전 개발과 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르 푀슈는 특히 아프리카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막대한 석유와 가스 자원을 보유한 가장 매력적인 장기 투자처라고 단언했다.

한편 미 최대 셰일석유 업체인 다이아몬드백 에너지 CEO 카에스 반트 호프는 세계 에너지 안보에서 미 석유가 중요해졌고 강조했다.
미 원유수출은 이란 전쟁으로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