솝넨두 모한티 GFTN 대표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편입 추세
투자자산 아닌 인프라 성격 강해
즉시정산으로 결제 리스크 최소화
수출중심 韓경제엔 확실한 이점
상호운용성·규제정합성은 과제
글로벌에서 '핀테크 정책 설계자'로 손꼽히는 솝넨두 모한티 GFTN(Global Finance & Technology Network) 대표는 한국의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관련, "기술과 인프라는 충분히 갖춰진 만큼 이제는 규제 결단의 문제"라고 말했다.
모한티 대표는 파이낸셜뉴스가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개최한 '2026 FIND·제27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금융 인프라와 금융기관의 기술 적응력을 갖춘 국가"라며 "그동안 규제 측면에서 신중한 접근을 보여왔지만 글로벌 논의가 충분히 축적된 지금은 안정적으로 프레임워크를 도입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아닌 결제 인프라
모한티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환경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짚었다.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관련 규율 체계가 빠르게 정비되고 있고, 시장에서 활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모한티 대표는 "단순한 실험 단계를 넘어 제도권 금융 인프라로 편입되는 흐름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을 '가상자산'이 아닌, '결제 인프라'로 봐야 한다고 했다. 투자자산으로서의 성격보다 실물경제에서의 활용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한국과 같은 수출 중심의 경제에서는 그 효과가 더욱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한티 대표는 "향후 스테이블코인 거래의 상당 부분은 중소 수출기업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경간 결제 과정에서 빠른 정산과 비용 절감, 가격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기존 시스템 대비 분명한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결제 구조를 활용하면 거래와 정산을 하나의 프로세스로 통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스테이블코인의 가장 큰 변화로는 '즉시 정산'을 꼽았다. 기존 금융시스템에서는 결제 이후 정산까지 시차가 존재하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리스크가 발생한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정산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상호운용성과 규제 정합성이 과제
그는 이 같은 변화가 자동으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핵심 과제로 '상호운용성'과 '규제 정합성'을 제시했다. 모한티 대표는 "서로 다른 네트워크간 연결이 확보되지 않으면 국경 간의 결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글로벌 시장과의 연계를 전제로 한 인프라 설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경을 넘는 거래가 늘어날수록 각국의 규제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 지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며 "기술뿐만 아니라 규제 간의 조율 역시 병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신뢰 확보를 위한 조건으로는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모한티 대표는 "유동성 관리, 고객확인(KYC), 준비금 관리 등 핵심 요소를 포함한 체계가 명확히 정의돼야 한다"며 "발행기관과 인프라 참여자, 준비금 보관기관 등 각 주체의 역할과 책임을 투명하게 규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구조가 갖춰져야만 시장 참여자들이 안심하고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책은 실행에서 완성
스테이블코인 발행주체를 둘러싼 논쟁에 대해서는 이분법적 접근을 경계했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방식과 민간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모델 모두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모한티 대표는 "중요한 것은 누가 발행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하느냐"라며 "활용 사례에 따라 가장 적합한 구조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책 실행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변화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이해관계자 간에 충분한 논의와 변화의 가치에 대한 설득, 그리고 시의적절한 실행이 결합될 때 정책은 시장에서 작동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플레이어를 포용하고 경쟁을 촉진하는 과정에서 시장의 저항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은 비용 절감과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진다"며 "변화를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모한티 대표는 글로벌 금융기술 정책 설계자로 불린다. 2015~2025년 싱가포르통화청(MAS)의 초대 핀테크 책임자를 맡아 싱가포르를 글로벌 핀테크 허브로 성장시키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 기간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을 출범시키고,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실험 등 다양한 디지털 금융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지난해 MAS가 설립한 글로벌 협력 플랫폼 GFTN의 초대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돼 각국 정부와 금융기관을 연결하는 디지털 금융 생태계 구축을 이끌고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