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동전쟁으로 힘 빠진 트럼프…시진핑에 협상 주도권 뺏기나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0 18:21

수정 2026.05.10 18:21

14~15일 베이징서 정상회담
무역갈등·대만문제 등 논의예고
외신 "美가 중국 더 필요한 상황"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14∼15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과 중국의 베이징 정상회담은 이란 전쟁 여파 등으로 6개월여 전 부산에서 열렸던 회담 때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힘이 빠진 상태에서 치러지게 됐다. 미국은 과거보다 경제력과 외교적 영향력이 한층 강해진 중국을 상대로 협상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번 회담은 무역전쟁 휴전 연장과 공급망 재편, 대만 리스크 관리 등 글로벌 경제 질서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또 이란 전쟁 발발로 미중 정상회담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이란 전쟁을 비롯해 미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화 판결,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등을 근거로 이러한 전문가 견해를 전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부산에서 열린 양자 정상회담 직후 방중 계획을 밝혔다. 당시만 해도 미국이 우위에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그런 만큼 협상 과정에서 중국이 미국산 대두나 보잉 항공기 구매 제안 규모를 줄이는 대신, 대만·관세·수출통제·이란전쟁 등에서 미국의 양보를 더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브렛 브루언 전 백악관 국장은 SCMP에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절실히 성과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의 눈앞에서 이러한 것들을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코넬대 앨런 칼슨 교수도 "중국의 협상 위치가 지난해 가을보다 강하다"면서 "세계 무대에서 중국의 입지 등으로 시 주석이 자신감을 느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대 천젠 교수는 "(중간선거를 앞둔 만큼 회담에서) 외견상 더 강해진 시 주석과 훨씬 약해진 트럼프를 보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의 카드가 그 어느 때보다 적다. 시 주석보다 트럼프가 더 시 주석을 필요로 한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쟁 등 악재에 대응하기 위해 미중 정상회담을 원하고 있으며, 회담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보여줄 성과물을 얻으려 한다는 관측이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라나 미터는 "중국이 정상회담을 요청한 게 아니다"며 "미국 측이 중국으로 오는 만큼 중국은 자신들이 유리할 거라 느낀다"고 해석했다.
이어 "중국은 1년 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수준의 자신감을 갖고 있다"면서 "해야 한다면 지난해 가을처럼 자신들이 핵심 광물(카드)로 밀어붙일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prid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