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란, 종전협상 '침묵'… 푸틴 "반출 우라늄 우리가 맡겠다"

윤재준 기자,

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0 18:21

수정 2026.05.10 18:21

러시아 전승일 열병식 이후 제안
"2015년에 이미 보관한 적 있다"
과거 사례 언급하며 중재자 자처
트럼프 압박에도 협상 지지부진
이란 "美진정성 의심" 연일 비판

이란, 종전협상 '침묵'… 푸틴 "반출 우라늄 우리가 맡겠다"

미국의 압박에도 이란 측이 미국의 종전 협상 제안에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지구전을 펴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자국으로 반출해 관리하자는 제안을 다시 꺼내들었다.

러시아 국영 RT 등에 따르면, 푸틴은 9일(현지시간) 2차대전 전승일 81주년 열병식 후 연설에서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반출해 보관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5년에 이미 한 번 그렇게 했다"며 "이란은 우리를 완전히 신뢰했다"고 강조했다.

전쟁 반대 시위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하비마 광장에서 한 이스라엘 활동가가 이란과의 전쟁 지속과 이스라엘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 도중 손 팻말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쟁 반대 시위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하비마 광장에서 한 이스라엘 활동가가 이란과의 전쟁 지속과 이스라엘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 도중 손 팻말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회답 대신 미국 비판한 이란

푸틴 대통령은 2015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이 이란과 체결했던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언급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JCPOA는 이란에 15년간 3.67% 이하 농축만 허용하고, 이미 농축한 우라늄은 러시아로 반출하는 대신 서방은 대(對)이란 경제 제재를 완화한다는 합의였다. 이란은 당시 JCPOA에 따라 농축 우라늄 11t을 러시아로 보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JCPOA 체제를 깨고, 이란이 우라늄 고농축을 재개하면서 핵 위기가 재발하자, 푸틴은 지난해 6월 다시 이란 고농축 우라늄의 러시아 이관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도 이란 내 60% 고농축 우라늄 440㎏ 처리 문제다.

트럼프는 고농축 우라늄 전량을 미국으로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더해, 향후 20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주요 핵 시설 3개소는 폐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 일부를 러시아 등으로 이전하고 일부는 희석해 국내에 남기겠다고 맞서고 있다.

트럼프는 종전 합의안과 관련, "이란의 답변을 곧 받을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지만, 이란은 10일에도 미국 제안에 대한 입장을 보내지 않았다. 이란의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미군이 페르시아만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휴전을 위반하는 행위는 외교적 해결에 대한 미국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미국이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IRGC는 "이란 유조선이나 상선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지역 내 미국 주요 거점 및 적국 함선에 대한 강력한 보복 공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봉쇄 강화에 외교 압박도 높이는 미국

이같은 경고는 미국이 이란 국적 유조선 2척을 타격해 무력화시킨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9일 해상 봉쇄가 "완벽하게 집행되고 있다"며, 지난 4월 13일 이후 이란 항구 출입을 막기 위해 58척의 상선을 회항시키고 4척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IRGC가 지도부 공백 상황에서 권력을 장악했으며, 미국과의 합의를 모색하던 온건파 지도자들의 행보를 가로막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이 "통제 불능 상태"라며 명확한 통치자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백악관 특사 스티브 윗코프는 9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중재국인 카타르 총리 모하메드 빈 압둘라만 알타니를 만나 종전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국제 수로를 장악하고 통제권을 주장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팽팽한 대치에도 현재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을 승인하는 별도 기구의 설립을 추진중이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홍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