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1년반 조금 넘게 출입하면서 갈수록 강하게 느끼는 부분이 있다. 집권 여당으로서 국익외교·실용외교를 지향한다고 말하는 것과 달리 실제로는 대외 관계에 크게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이를 가장 확연히 느낀 때는 지난 3월이었다. 개혁 법안과 정쟁에 밀려 한동안 소강 상태였던 '대미투자특별법'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관세 압박을 가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쿠팡 측이 청문회를 두고 '외국기업 차별'이라며 미 의회를 대상으로 '언플'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놀랄 만한 일은 그다음부터 시작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한두명을 빼곤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절단으로 가는 의원들도 나타나지 않았다. 충격이었다. 몇몇 의원들은 회의 초반부에 사진을 찍거나 명함을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정작 회의 내용엔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물론 이날 행사는 미국 기업들의 '로비·비즈니스의 장'이었을 수도 있다. 이를 감안해도 집권 여당의 '노쇼'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대외관계 이슈는 사실 유권자 표심을 얻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서민들은 먹고사는 문제를 한번 더 쳐다보지 국가 간 쟁점은 내 일이 아닌 듯 본다. 정치공학적으로 표 계산을 하면 '노쇼'는 이해할 만하다.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둔 최근 민주당 초·재선 의원들에게 어느 상임위원회에 가고 싶은지 물었다. 금융규제, 5극3특 국정과제를 소관하는 정무위원회나 행정안전위원회가 1순위라는 답이 많다. 외교통일위원회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사실상 '사고반'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표심에 도움이 되든 안 되든 거대 집권여당으로서 외교안보는 항시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분야다. 오는 13일 선출되는 국회의장에 입후보한 3인 모두는 의원외교 활성화를 내세웠다. 국내 현안만 들여다보며 지엽적인 법을 만들기보다 대외 상황을 고려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입법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이 약속이 그저 허울뿐인 공약으로만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jiwon.song@fnnews.com 송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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