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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피부과 약 먹었을 뿐인데...팔다리 파랗게 변한 60대女 [헬스톡]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1 04:10

수정 2026.05.11 09:39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온몸이 파랗게 변해버린 '바이올렛 보레가드'와 같은 증상을 겪은 환자의 사례가 의학계에 보고됐다. 흔하게 처방되는 약물을 복용한 후 피부가 푸른빛으로 변색된 것이다.

10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68세 여성 A씨는 약물 복용 몇 주 만에 팔다리에 '청회색 색소 침착(blue-gray hyperpigmentation)'이 발생해 병원을 찾았다. 이 사례는 최근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실렸다.

A씨는 팔과 다리에 나타난 어두운 반점이 6주 동안 지속되자 의료진을 찾았다.

검사 결과, 변색의 원인은 여성이 앓고 있던 '주사피부염(Rosacea)'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한 약물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주사피부염은 얼굴이 붉어지거나 화끈거리고, 여드름과 유사한 돌기가 생기며 피부 결이 변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피부과 전문의 알리시아 잘카(Alicia Zalka)는 "이 질환은 유전, 환경, 피부의 혈관 염증 반응, 심지어 모낭충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기 때문에 단일한 원인이나 단일한 치료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해당 여성은 증상 완화를 위해 병원을 찾기 2주 전부터 미노사이클린(Minocycline) 100mg을 매일 복용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흔한 항생제 '미노사이클린'… 드물게 피부 변색 유발


미국 메이요 클리닉에 따르면,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인 미노사이클린은 세균을 증식을 억제해 주사피부염과 관련된 여드름성 돌기 치료에 흔히 처방된다. 이 약물은 여드름뿐만 아니라 폐렴을 일으키는 세균 감염 등 다양한 질환에 널리 쓰인다. 최근에는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공황장애 환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미노사이클린은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 위장 문제, 두통, 피로감, 피부 민감성 등의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피부가 청회색이나 청흑색으로 변하는 '색소 침착'은 환자의 3~15%에서만 나타나는 비교적 드문 부작용이다. 통상적으로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지만, 이번 사례의 여성은 불과 몇 주 만에 증상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통증이나 가려움증 없이 다리에만 국한되었던 어두운 반점이 점차 팔뚝과 혀의 양옆으로까지 번지며 결국 '미노사이클린 유발성 색소 침착(Type II)' 진단을 받았다.

"햇빛 피하고 복용 중단해야"… 치명적 질환 위험도


의료진은 환자에게 즉각적인 약물 복용 중단과 자외선 노출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 6개월 후 여성의 색소 침착은 "다소 완화"되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의학계에 따르면 미노사이클린 복용으로 인한 피부 색소 침착은 발현되는 부위와 증상의 양상에 따라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A씨가 진단받은 제2형은 특별한 상처가 없는 정상 피부 자체가 전반적으로 푸른색이나 회색빛으로 변색되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제1형은 여드름 자국이나 염증 등 기존에 남아있던 흉터 부위에 국한돼 청흑색 반점이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자외선 노출과 연관이 깊은 제3형은 햇빛을 받은 피부 부위에 탁하고 짙은 갈색 반점이 넓게 생기는 양상을 띠며, 마지막으로 제4형은 이와 유사한 탁한 갈색 반점이 피부의 흉터 부위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차이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환자들에게 이러한 피부 변색 위험성을 반드시 사전에 고지해야 하며, 발생 시 레이저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더불어 미노사이클린은 다형 홍반이나 스티븐스-존슨 증후군(SJS)과 같은 심각한 중증 피부 반응을 유발할 위험도 있다. 스티븐스-존슨 증후군은 감기와 유사한 증상으로 시작해 전신에 수포성 발진이 퍼지는 희귀 질환으로, 환자의 약 10%가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부작용이다.


다만 의학계는 미노사이클린이 50년 이상 인체에 사용되어 온 만큼, 전문의의 처방과 지도에 따라 주의 깊게 복용한다면 전반적으로 안전한 약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