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고유가에 전기요금까지… 제주 에너지 정책, 도민 지갑 문제로 바뀐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1 14:51

수정 2026.05.11 14:51

전기차 신청 전년보다 3배 급증
히트펌프 신청 2507가구 몰려
분산에너지 도민토론회 22일 개최
전기차 수익·요금 절감 방안 제시
정책 체감 높이는 실행력이 관건

제주시 건입동 도로 위로 전기자동차가 줄을 지어 달리고 있다. 제주 전기차 민간 보급 신청이 전년보다 3배 수준으로 늘면서 전기차를 에너지 자산으로 활용하는 분산에너지 정책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주시 건입동 도로 위로 전기자동차가 줄을 지어 달리고 있다. 제주 전기차 민간 보급 신청이 전년보다 3배 수준으로 늘면서 전기차를 에너지 자산으로 활용하는 분산에너지 정책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고유가와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면서 제주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 도민 생활비를 줄이는 민생 과제로 바뀌고 있다. 전기차 민간 보급 신청이 전년보다 3배 가까이 늘고 히트펌프 보급 신청도 당초 계획을 크게 넘어서면서 에너지 정책의 체감 효과가 도정 현안으로 떠올랐다.

1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4월까지 상반기 전기차 민간 보급 신청은 3900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수준을 기록했다. 상반기 보급 목표 4000대에 거의 도달한 규모다.

생활 속 히트펌프 보급사업에도 신청이 몰렸다.

지난달 6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 상반기 지원 대상자 모집에 2507가구가 신청했다. 당초 상반기 보급 규모 1042가구의 2.4배 수준이다.

도민의 관심이 전기차와 히트펌프로 몰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에너지 전환이 탄소중립이나 재생에너지 확대 같은 장기 과제에 머물지 않고 차량 유지비와 냉난방비,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는 생활경제 문제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히트펌프는 전기를 이용해 공기나 물의 열을 옮겨 냉난방과 급탕에 활용하는 장치다. 같은 열을 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줄일 수 있어 난방비와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도는 6월부터 히트펌프 보급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사업수행자가 신청 가구를 방문해 태양광 설치 여부와 히트펌프 설치 공간, 주택 단열 상태 등을 확인한 뒤 지원 대상을 확정한다. 보급 사업은 9월 안에 마무리하는 일정으로 추진된다.

전기차 정책도 보급 확대에서 에너지 활용 모델로 옮겨가고 있다. 제주도는 오는 22일 제주문학관 대강당에서 '에너지로 돈 벌고, 스마트하게 쓰는 법-에너지 톡톡'을 주제로 분산에너지 확산 도민토론회를 연다.

토론회에서는 전기차를 활용한 수익 창출과 히트펌프를 통한 전기요금 절감, 제로에너지 건축을 통한 가계 지출 절감 방안이 소개된다. 행정이 추진해온 분산에너지 정책을 도민이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설명하는 자리다.

분산에너지는 대형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멀리 보내는 방식과 달리 소비지 가까운 곳에서 에너지를 만들고 쓰는 체계다. 제주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고 전기차 보급 기반도 넓어 분산에너지 실험에 유리한 지역으로 꼽힌다.

제주 공공임대주택의 히트펌프 시설. 제주 히트펌프 보급사업에 상반기 보급 규모를 크게 웃도는 2507가구가 신청했다. 제주도는 6월부터 현장 확인 절차를 거쳐 보급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 공공임대주택의 히트펌프 시설. 제주 히트펌프 보급사업에 상반기 보급 규모를 크게 웃도는 2507가구가 신청했다. 제주도는 6월부터 현장 확인 절차를 거쳐 보급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관건은 정책 체감도다. 신청 수요가 늘어도 실제 설치와 사후 관리가 늦어지면 도민 만족도는 떨어질 수 있다. 전기차 보급도 충전 편의성, 배터리 활용 수익, 전력망 안정성까지 함께 설계돼야 효과가 커진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날 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5월 정책공유회의에서 "에너지 대전환 정책이 대한민국을 선도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도민이 정책을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강애숙 제주특별자치도 경제활력국장은 "고유가와 전기요금 부담 속에서 에너지 정책은 도민 생활비와 직결된 민생 과제"라며 "전기차와 히트펌프, 분산에너지가 실제 요금 절감과 소득 창출로 이어지도록 실행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청부터 설치, 활용까지 현장 불편을 줄이고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 구조를 만들겠다"며 "제주형 에너지 전환이 가계 부담 완화와 지역경제 회복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