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빛으로 초고주파 신호 오차 줄인다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2 06:00

수정 2026.05.12 06:00

광학기준신호를 기반으로 잡음 억제, 완전 솔리톤 파동 이용하여 주파수 증가한 초소형 광공진기 칩. AI 생성 이미지. KAIST 제공
광학기준신호를 기반으로 잡음 억제, 완전 솔리톤 파동 이용하여 주파수 증가한 초소형 광공진기 칩. AI 생성 이미지. KA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빛을 이용해 6G 통신이나 자율주행 레이더, 우주 관측 기술에 필요한 초고주파 신호의 오차를 줄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12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KAIST 기계공학과 김정원 교수 연구팀과 물리학과 이한석 교수 연구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콤(Micro-comb)'이라 불리는 광학 칩 기술을 이용해 초저잡음·초고안정 밀리미터파(millimeter-wave, 30~300 GHz) 대역 신호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밀리미터파는 넓은 대역폭을 활용할 수 있어 6G 통신과 정밀 센싱(sensing·정밀 감지), 차세대 레이더 기술의 핵심 주파수 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전자식 신호원은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잡음이 증가하고 장시간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기존 전자식 고주파 신호원의 한계를 광학(빛) 기술로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안정적인 광학 기준 신호를 활용해 마이크로콤의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고주파 영역에서도 매우 낮은 잡음을 유지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장시간 동안 10-18 수준의 초고안정 주파수 성능을 확보했으며, 22 GHz 대역에서 100 Hz 오프셋(offset·기준 주파수에서 떨어진 거리) 기준 -125 dBc/Hz 수준의 낮은 위상잡음(phase noise·신호의 미세한 흔들림)을 기록했다. 이는 마이크로콤 기반 신호원 가운데 낮은 오프셋 주파수 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며, 오랜 시간 동안 거의 흔들리지 않는 매우 안정적인 고주파 신호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러한 성능은 높은 주파수 안정성과 정밀도가 요구되는 6G 통신, 정밀 레이더, 차세대 항공·우주 전자시스템 등에 활용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어 이러한 초저잡음 특성을 유지하면서 신호를 밀리미터파 대역으로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주파수를 높이면 신호의 흔들림도 커지지만, 연구팀은 '완전 솔리톤 결정(Perfect Soliton Crystal)'이라는 특수한 물리 상태를 이용해 이를 극복했다. 솔리톤은 형태가 무너지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되는 특수한 파동이다.

연구팀은 빛의 펄스 형태 파동을 매우 규칙적으로 정렬시키는 '완전 솔리톤 결정' 상태를 활용해 더 빠른 고주파 신호에서도 흔들림을 거의 없애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신호의 반복 속도를 2배, 3배로 증가시키면서도 매우 낮은 잡음을 유지하는 데도 성공했다.
그 결과 44 GHz 및 66 GHz 대역에서도 3 펨토초(fs, femtosecond·1,000조 분의 3초) 수준의 극도로 높은 시간 정밀도를 구현했다.

김정원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콤 기반 신호원의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이를 고주파 대역까지 확장한 데 의의가 있다"며 "현재는 100 GHz 이상의 영역은 물론, 300 GHz 이상의 서브밀리미터파(sub-millimeter-wave·밀리미터파보다 더 짧은 파장을 갖는 초고주파 대역으로 미래 6G·7G 통신, 초고해상도 이미징, 정밀 우주 관측 등에 활용될 차세대 핵심 주파수 영역)까지 확장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광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Laser & Photonics Reviews지(3월 19일)와 Optica지(4월 8일)에 각각 게재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