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방위 방송법 개정안 통과
보편적 시청권 제도 도입 급물살
공포 6개월 후 개최 행사에 적용
"소급입법 금지원칙 위배" 시선도
월드컵과 올림픽을 누구나 무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면서 국내에도 '보편적 시청권' 제도 도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법안이 시행될 경우 JTBC는 오는 2028년 올림픽부터 중계권을 지상파 방송사에 재판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JTBC가 이미 2032년까지 올림픽·월드컵 독점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소급입법, 즉 위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국회와 방송업계에 따르면 과방위는 지난 7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민적 관심 행사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전체회의를 통과한 만큼 향후 법사위나 본회의에서도 여당 주도의 통과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안은 KBS와 MBC 등 지상파 방송사가 국민적 관심이 높은 스포츠 행사를 실시간 중계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민영 방송사가 중계권을 독점할 경우 지상파에 재판매해야 한다. 또 중계권 계약 체결 이후 30일 이내에 계약 금액과 중계 범위 등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유럽은 이미 국가의 주요 스포츠 경기를 무료로 볼 수 있도록 '보편적 시청권' 제도를 운용 중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월드컵과 올림픽을 '국민 주요 행사'로 지정하고 무료 시청을 보장한다.
다만 법안의 시행 시점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개정안 적용 대상은 '공포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개최되는 국민 관심 행사'다. JTBC가 2032년까지 월드컵과 올림픽을 독점 중계하는 계약이 이미 체결된 상황이라 헌법상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
반면 이미 계약이 체결됐더라도 재판매 방식과 범위 등은 확정되지 않아 '부진정 소급입법'에 해당한다는 시각도 있다. 전체회의에서 민주당과 방미통위는 계약은 체결됐지만 2028년 올림픽 등은 중계권 재판매라는 사실관계가 완성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입법을 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부진정 소급입법은 현재 진행 중이거나 법률 행위가 지속되는 사항이어야 유효한데, JTBC의 독점 중계권 확보는 이미 법률행위(계약)가 종료된 상태이기 때문에 위헌"이라며 "매출과 광고 감소로 부담을 겪는 KBS와 MBC는 비싼 중계권 비용을 떠안아야 하고, JTBC도 확보한 독점 중계권을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없게 돼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행하더라도 2032년 이후부터 이뤄지는 계약관계에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방송업계 관계자는 "공공성 보장을 위해 빠르게 법을 시행해야 한다는 취지는 동의한다"면서도 "JTBC가 지상파에 재정적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재판매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kaya@fnnews.com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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