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가계 막히자 SOHO·정책대출로" 여신 성장 활로 찾는 인터넷은행

이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1 18:24

수정 2026.05.11 18:24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의 고삐를 조이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여신 성장 공식이 바뀌고 있다. 과거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여신 규모를 키워왔다면 최근에는 개인사업자(SOHO)대출과 정책대출 상품을 앞세워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올해 1·4분기 합산 여신잔액은 66조45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대비 8.5% 늘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여신 규모는 매분기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여신잔액은 지난해 1·4분기부터 △44조3000억원 △44조8000억원 △45조2000억원 △46조9000억원 △올해 1·4분기 47조700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케이뱅크 역시 지난해 1·4분기 16조9450억원에서 올해 1·4분기 18조7550억원으로 2조원가량 증가했다.

두 회사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여신 성장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새로운 여신 성장 활로를 찾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뱅의 특성상 가계대출 포트폴리오 비중이 높아 시중은행 대비 가계대출 규제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소호대출로 기업여신 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정책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을 통해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담보대출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1·4분기 소호대출 잔액은 3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2조3000억원) 대비 51% 성장했다. 지난해 7월 출시한 카카오뱅크의 보금자리론은 출시 9개월 만에 누적 취급액 1조원을 육박하며, 신규금액 기준 시장점유율을 6.7%까지 끌어올렸다. 카카오뱅크는 철저한 가계대출 관리를 이어가기 위해 가계대출은 햇살론, 새희망홀씨, 보금자리론 등 정책상품 위주로 취급하고 있다.

케이뱅크 역시 소호대출을 중심으로 여신 규모 확대에 나섰다. 올해 1·4분기 소호대출 잔액은 2조75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신규 소호대출이 매분기 증가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케이뱅크의 소호대출 순증액은 1조1600억원이다. 올해 1·4분기에는 4420억원을 공급하면서 지난해 순증액의 약 40%를 1개 분기 만에 달성했다.

이준형 케이뱅크 전략실장은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1·4분기 소호대출이 4000억원을 돌파했고, 이 속도는 점점 더 빨라져서 연간 2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소호대출 확대가 새로운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사업자는 경기 변동과 내수 침체 영향을 크게 받는 차주군이기 때문이다.

이에 케이뱅크는 업종별 리스크를 고려해 대출 비중을 조정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다양한 업종의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취급하되 매월 리스크 점검 회의체를 통해 업종별 위험도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개인사업자의 소득이나 매출 정보에 그치지 않고, △거래패턴 △매출변동성 등을 반영한 '업종별 특화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해 심사에 활용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소호대출 가운데 보증·담보 대출 비중을 늘리며 연체율을 관리하고, 건전성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소호대출 내 부동산담보대출의 경우, 담보 물권의 종류와 소재, 지역 등에 따라 대출 한도를 차등 적용해 부실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호대출은 리스크 관리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며 "인뱅이 업종별 매출 흐름, 상권 변화, 사업 지속 가능성 등을 얼마나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chord@fnnews.com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