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다이아몬드로 빚은 존엄…오지윤, 베니스 2회 연속 초청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1 20:18

수정 2026.05.11 22:05

오지윤 작가(왼쪽)
오지윤 작가(왼쪽)

[파이낸셜뉴스] 한국 현대미술가 오지윤 작가가 2024년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방글라데시 파빌리온 초청에 이어, 2026년 열리는 제61회 베니스 비엔날레 탄자니아 국가관 공식 초청 작가로 선정되며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차례 연속 베니스 비엔날레 국가관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린 것은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적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초청은 지난 2024년 전시 당시 현지 큐레이터와 국가관 관계자들로부터 받은 호평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현장에서는 오 작가의 작품을 향해 "Amazing", "Perfect"라는 반응이 이어졌고, 국가관 주요 관계자들은 "작품의 에너지와 존재감이 강렬해 가장 좋은 위치에 설치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Lorna Benedict Mashiba 탄자니아관 총괄 큐레이터는 오 작가의 작품평에 대해 "완벽하고 강렬하며(Perfect & Powerful), 인간의 존엄성을 관통하는 에너지가 있다"고 극찬했다.



오 작가는 이번 인터뷰에서 "베니스라는 공간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라 세계 문화와 미학이 충돌하는 현장"이라며 "그 안에서 한국적 재료와 철학이 세계 관객에게 어떻게 읽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 세계는 재료 자체가 철학이 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오 작가는 한지와 옻칠, 24K 금박, 그리고 1캐럿 이상의 천연 다이아몬드를 결합한 대형 평면회화를 통해 인간 존재의 가치와 영원성을 시각화해왔다. 특히 이번 비엔날레 출품작은 높이 약 3.7m, 폭 2m 규모의 3연 패널 구조로 구성돼 압도적인 물성과 공간감을 드러낸다.

작품 제작에는 40년 경력의 다이아몬드 연마 장인 김대근 명장이 기술 협업으로 참여했다. 오 작가는 "다이아몬드를 단순한 사치의 상징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존엄성과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드러내는 재료로 바라봤다"며 "빛은 결국 존재의 기록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작품에 사용된 천연 다이아몬드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진행한 커미션 프로젝트 과정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프로젝트는 현재 NDA(기밀유지협약) 상태에 있으며, 오는 2028년 일부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다. 오 작가는 "이번 비엔날레는 그 물성을 세계 무대에서 처음 선보인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2026년 제61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오 작가는 단순 참여 작가를 넘어 탄자니아 국가관 프로젝트와 연계된 국제 전시 플랫폼 운영 협력자로도 참여한다. 국제 전시 플랫폼 'Supernova Pavilion & Exhibition Gallery'의 운영 책임자이자 기획자인 Giovanni Azin이 Delegate로 등록돼 오 작가와 협업 중이다.

탄자니아 정부 관계자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탄자니아 정보문화예술스포츠부 차관 Leah Elias Kihimbi와 관계자 Mbarouk Nassor Mbarouk 등은 작품 설치 과정에서 "작품이 가진 상징성과 완성도가 뛰어나 국가관 내 최적의 공간을 선정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작가는 끝으로 "한국 전통 재료인 한지와 옻칠은 매우 동시대적인 언어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동양의 정신성과 현대적 물성이 세계 무대 안에서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계속 실험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제61회 베니스 비엔날레는 2026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세계 각국의 현대미술 흐름을 조망하는 국제 미술계 최대 규모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