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학창 시절 괴롭힘으로 대인기피증을 앓아 온 한 대학생이 수강신청까지 마치고도 정작 학교에는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외모로 놀림 받은 학생... "자존감 떨어져 집 밖 나가기 두려워"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대학교 등록만 해놓고 계속 안 가고 있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중학생 때 심하게 괴롭힘을 당했다. 특히 외모로 욕을 많이 먹은 뒤로 대인기피증에 걸려 1교시만 듣고 조퇴한 뒤 집에서 하루 종일 낮잠만 자고 저녁에 일어나서 수능 공부 조금 하고 다시 자는 루틴으로 살아왔다"고 운을 뗐다.
엄마와 의사 말고는 다른 사람과 말해본 지 6년 가까이 됐다는 A씨는 가장 큰 문제로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 나가 앉아 있다 오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대학 입학 후에도 중고등학교 때 버릇 때문에 아무 대책 없이 학교를 안 나가고 있다"며 "수강신청만 하고 단 한 수업도 들으러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중고등학교 때랑 다르게 대학은 수업 결석한다고 부모님한테 전화 안 하니까 부모님은 내가 학교에 잘 다니고 있는 줄 안다"며 "저번에 큰 맘 먹고 새벽부터 일어나서 나갈 준비 끝마쳤다가 결국 학교 못 가겠어서 나가는 척만 하고 부모님 출근한 시간 맞춰서 집에 들어왔다"고 털어놨다.
A씨는 "외모를 바꾸면 뭐가 달라질까 싶어 화장 연습도 하고 나름대로 노력은 많이 해봤지만 아직도 거울을 보면 부족한 부분이 보여서 자존감이 떨어지고 집 밖으로 나가기가 싫다"며 "정신과도 4년 넘게 다녔지만 아무 효과 없는 것 같아서 다시 가기 싫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학교에 가야 하는데,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마음 같아서는 그냥 이대로 계속 안 나가고 집 안에만 있고 싶다"고 했다.
누리꾼 "주눅 들지 말고 한번 가보길.. 힘내라" 응원 쏟아져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학교 수업 안 들어도 되니까 학교를 한번 가보는 게 어떠냐", "대학은 중학교랑 다르게 아무도 관심 안 가진다. 너무 주눅 들지 말고 일단 한번 가보기라도 해라", "힘내라. 차근차근 하나씩 해봤으면 좋겠다", "이제 미성년자가 아니라 행하는 모든 것들이 본인의 선택이고, 앞길이다. 순간의 두려움으로 앞길을 망치지 말길 바란다", "처음에는 가볍게 학교 산책부터 해보고 그다음은 독서실도 가보는 게 어떨까 싶다. 그렇게 익숙해지면 수업 들을 용기도 생기지 않을까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를 격려했다.
한편 지난 2월 발표된 한국경제인협회와 김성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의 '청년 은둔화의 결정요인 및 사회경제적 비용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은둔 청년은 2024년 기준 53만7863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청년층의 5.2%에 해당한다.
은둔 청년은 임신, 출산, 장애의 사유를 제외하고 거의 집에만 있는 청년(만 19∼34세)을 뜻한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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