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 실수요자 대상 한시 허용
올해 12월 31일까지 신청분 적용
정부 "갭투자 허용 아냐" 선긋기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임대 중이거나 전세권이 설정된 주택을 거래할 경우 매수자의 입주 의무를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까지 유예하는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일부 다주택자 매도 물량에 한해 제한적으로 실거주 유예가 허용됐지만, 이번에는 비거주 1주택자 소유 주택을 포함한 세입자 있는 주택 전체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
현재 토허구역에서 주택을 매입하면 허가 이후 4개월 내 입주해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전세를 낀 상태의 매매는 사실상 어려웠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세입자가 있는 주택의 거래를 원활하게 하고 매도자 간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거주 유예 대상은 발표일인 12일 현재 임대 중인 주택으로 한정된다. 올해 12월 31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해 허가를 받아야 하며, 허가 이후 4개월 내 주택을 취득(등기)해야 한다. 실거주 유예를 적용받더라도 늦어도 2028년 5월11일까지는 입주해야 한다.
정부는 투기성 거래 차단을 위한 제한 장치도 함께 뒀다. 실거주 유예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은 발표일부터 계속 무주택 상태를 유지한 사람으로 한정된다. 발표 이후 기존 주택을 처분해 무주택자가 된 경우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토부는 이번 조치가 새로운 갭투자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발표일 현재 이미 임대 중인 주택에만 유예를 적용하고, 임대차 종료 이후에는 실거주 의무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번 실거주 유예 확대는 갭투자 불허 원칙을 유지하면서 시행되는 것"이라며 "세입자가 있어 매도를 고민하던 매도자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매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투기 수요는 차단하고 실수요 거래 중심으로 주택시장을 개선해나가는 한편 서울·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최근 토허구역 내 거래량 증가 흐름도 이번 조치 배경으로 제시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1월 5900건, 2월 5600건, 3월 6400건으로 최근 5년 평균인 4100건을 웃돌고 있다. 서울 아파트 기준 다주택자 매도 물량을 무주택자가 매수한 비율도 지난해 평균 56%에서 올해 3월 73%로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거래 정상화 기대와 함께 강남권 거래 회복 가능성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실상 전세를 낀 거래 확대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갭투자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잠실·대치·삼성·청담 등 서울 핵심 지역 거래 흐름 변화 여부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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