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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영역의 다각화 '부각'
[파이낸셜뉴스] 올해 2·4분기 은행권 부실채권(NPL) 공개매각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급증하며 2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수도권 상가 부실이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인도어 골프연습장·스크린골프장 등 골프 관련 업종의 부실이 두드러진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냉장창고, 공장 등 산업용 자산도 속속 매물로 등장하며 부실 영역이 다각화되고 있다.
■부실 규모 약 20% 급증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은행권 NPL 공개매각 규모는 채권원금인 미상환 원금잔액(OPB) 기준 2조56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약 2조1400억원 대비 약 20% 증가한 수준이다.
이번 분기 매각 풀은 단일 건이 대거 등장한 점도 눈에 띈다. 신한은행은 C·D·E·F풀을, 우리은행은 C·D·E풀을 각각 단일 건 위주로 구성했다. 특히 우리은행 F풀의 경우 1건씩 14개로 쪼개 매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은행 매각 자산은 대부분 상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C풀은 안성 소재 공장으로 이번에 처음 매물로 나왔다. D풀은 광주 초월 소재 냉장창고로, KB국민은행에서 매각돼 하나F&I가 매입한 바 있는 자산이다. E풀 천안 CGV 영화관은 지난해 매각 검토만한 자산이다. F풀 광양 상가는 이번에 처음 시장에 나온 자산으로 CGV 영화관이 임차인으로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KB국민은행 C풀은 '한국초저온 평택 냉장창고'인데, 이번에도 매각 제외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저온 물류센터 시장의 공급 과잉과 공실 장기화가 이어지면서 적정 가격에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수협은행 B풀은 안산 그레이박스 물류창고로, 기존에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기매각한 자산이다. 해당 자산은 이전 매각 시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낙찰받은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1·4분기와 유사하게 수도권 상가들의 비중이 매우 높다"라며 "특히 골프 관련 업종들이 상당히 많다. 인도어 골프연습장과 스크린 및 실내 골프연습장이 상당수 포함됐다"고 전했다.
한편 스크린골프 시장은 코로나19 시기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나, 최근 골프 인구 감소와 과잉 출점, 소비 위축이 맞물리면서 폐업이 급증하고 있다. 골프존의 경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하는 등 업계 전반의 부진이 뚜렷한 상황이다. 이 같은 트렌드가 은행권 NPL 매각 풀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모양새다.
■부실 확산 속도 빨라져…하반기 물량 더 늘 수 있다
올해 들어 은행권 NPL 매각 규모가 분기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경기 둔화가 취약 차주를 넘어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1·4분기에는 IBK기업은행 NPL 중 공업용 자산이 60%에 달하는 등 공장 부실이 본격화된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금리와 경기 불확실성이 길어지면서 취약 차주 중심으로 연체가 누적되고, 상업용 부동산·자영업·중소기업 관련 익스포저를 둘러싼 경계감도 계속되고 있다"라며 "은행권이 분기마다 클로징(매각 종결)을 늘릴수록 NPL 투자사 간 '실탄(펀딩) 경쟁'과 '가격 경쟁'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 은행권 NPL 매각 규모는 8조원을 넘겼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 여파와 글로벌 소비 심리 위축이 이어지면서 기업 펀더멘탈(기초체력)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어, 올해 연간 NPL 매각 규모가 9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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