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태양광·모빌리티 등 전략산업 업계 한목소리
"현행 투자세액공제, 적자기업엔 그림의 떡"
직접환급·제3자 양도 등 실효성 담보 방안 요구
미·일 이미 생산연동 세제 시행…"한국만 뒤처져"
[파이낸셜뉴스] 법인세를 납부해야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현행 세제 구조로는 배터리·태양광 등 대규모 초기 투자가 불가피한 전략산업 기업들을 지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생산 실적과 세제 지원을 연동하고, 이익이 없어도 공제액을 현금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근본부터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12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는 안도걸·임호선·이연희 의원 주최로 '전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내생산촉진세제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현행 투자세액공제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는 발언들로 시작됐다. 법인세 납부를 전제로 세금을 깎아주는 방식으로는 초기 투자 부담이 크고 수익화까지 시간이 걸리는 전략산업 기업들이 사실상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지적이다.
김우섭 LG에너지솔루션 커뮤니케이션센터장(전무)은 "지금처럼 흑자 기업에만 세액공제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에서는 적자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배터리 기업들이 실질적인 지원을 받기 어렵다"며 "미국 IRA처럼 생산량·생산금액에 연동된 실효성 있는 세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수혜 기업 요건을 연속 적자 구간 등으로 좁혀 설계하면 재정 누수를 최소화하면서도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도 같은 맥락에서 "현행 세액공제는 수익이 발생할 때만 적용돼 경영 여건이 악화된 국내 태양광 제조기업에는 실질적인 버팀목이 되지 못한다"며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지원 범위 확대와 직접환급제 도입 검토가 병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참석자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직접환급제의 필요성이었다. 납부 세금이 없어도 공제 혜택을 현금처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장치가 없으면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회계학회장인 김기영 명지대 교수는 "국내생산촉진세제가 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면 직접환급제가 반드시 결합돼야 한다"며 공제액 전액 환급, 20년에 걸친 이월 적용, 기존 투자세액공제와의 병행 수혜, 최저한세 적용 제외 등 네 가지를 핵심 설계 조건으로 제시했다.
안도걸 의원은 "단기적으로는 세수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국내 생산과 수출을 지켜 세원 자체를 확대하는 효과가 더 클 것"이라며 "실제 생산 현장을 지탱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가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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