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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성명 이어지며 압박 확대
배당 여력 축소 가능성 우려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 상한 폐지 제도화를 두고 사측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소액 주주단체들도 노조를 향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노조가 협상 결렬 시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노사 갈등을 넘어 주주까지 가세한 '다자 충돌' 양상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특히 성과급 확대가 배당 여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주와 근로자 간 이해 충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소액주주 단체인 주주행동 실천본부는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규탄 집회를 열고 노조의 과도한 성과급 요구가 기업 경영 부담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 현수막 시위에 이어 대응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며 주주 차원의 압박이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이날 한남동 일대에는 노조 총파업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거리를 채웠다. 현수막에는 "반도체 필수공정 파업은 군대·경찰 파업보다 심각하다", "국가경제를 볼모로 잡는 파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주주행동 실천본부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김모씨(58)는 "정상 근무 상태에서도 협상이 가능한 상황에서 총파업을 강행하는 것은 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파업을 철회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도리"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소액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도 이날 국내 최대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ACT)에 성명을 내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 단체는 "성과급 목적의 파업은 주주 자산을 훼손할 수 있다"며 "헌법과 제도가 보장한 주주권을 행사해 입법 촉구와 사법 대응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이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선 양상으로 보고 있다. 기존 노사 대립에 더해 주주와 정부, 비반도체 노조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히며 갈등 구도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노조 요구를 둘러싼 비판 여론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성과급 확대 요구가 기업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경우 주주 재산권과 경영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이 주주와 근로자 간 이해 충돌로 번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성과급 규모에 따라 배당 여력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주주 입장에서는 협상 과정과 결과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권재열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성과급은 노사 협상으로 결정되지만 이를 통제할 제도적 장치는 제한적"이라며 "성과급이 과도하게 책정될 경우 배당 재원이 줄어들어 주주와 근로자 간 갈등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는 핵심 쟁점은 성과급 재원 기준과 명문화 여부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함께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반영하는 지급 기준의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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