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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 38도 넘으면 폭염중대경보..시간당 100㎜ 물폭탄엔 긴급문자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2 17:04

수정 2026.05.12 17:51

정부 '여름철 자연재난 종합대책' 발표
폭염특보 18년 만에 개편...중대본 가동 기준 신설
시간당 100㎜ 수준 호우 땐 즉각적 대피 문자 발송
재난문자외 민방위 사이렌, 마을방송 병행 등 대피 강화
지하차도 발목 안 잠겨도 차단...침수 5㎝ 부터 진입 차단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올여름부터 체감온도 38도 이상의 극심한 폭염이 예상되면 최상위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다. 시간당 100㎜ 수준의 물폭탄이 쏟아질 때는 읍·면·동 단위로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된다. 폭염과 호우 대응 등 위험을 알리는 것에서 나아가 실제 대피와 현장 통제 등 사람을 빨리 대피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행정안전부와 기상청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여름철 자연재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책 기간은 오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다.

정부는 올해 여름철 자연재난 대응 목표를 '인명피해의 획기적 감축'으로 정했다.

체감 온도 38도 넘으면 중대본 가동

기상청 제공
기상청 제공


먼저 폭염특보 체계가 18년 만에 바뀐다. 2008년 도입 이후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 2단계로 운영돼 왔지만, 올해 6월부터는 최상위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추가된다. 폭염중대경보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이거나 하루 최고기온이 39도 이상인 상황이 하루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경보가 내려지면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관계기관 대응에 들어간다.

다만 경보가 실제 현장 조치로 이어질지는 과제다. 건설 현장, 배달·물류, 농어업 현장에서는 폭염 속에서도 야외 작업이 계속되는 경우가 많다. 폭염중대경보가 작업 중단이나 충분한 휴식 보장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피해 감축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연혁진 기상청 예보국장은 "체감온도 35도부터 인체의 열 배출이 어려워져 피해가 누적되고, 38도 이상이 되면 외부 기온이 체온보다 높아져 인명 피해 위험이 커진다"며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면 야외 작업이나 활동을 즉각 중단하도록 강력히 권고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폭염특보의 보조 특보로 '열대야주의보'도 새로 생긴다. 낮 동안 쌓인 열 피로가 밤에도 풀리지 않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폭염주의보 이상이 내려진 지역 중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예상될 때 발표된다. 인구 50만 명 이상 대도시와 도서·해안 지역은 26도, 제주도는 27도를 기준으로 삼는다.

기상청은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역에서 열대야까지 겹치면 다음 날 온열질환자가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호우 대응도 한층 빨라진다. 기상청은 시간당 100㎜ 수준의 집중호우에 대해 '재난성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새로 도입한다.

새 문자는 위험 가능성을 알리는 수준을 넘어 즉각적인 대피를 요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지하차도, 하천변, 산사태 우려 지역 등에서 주민 대피와 차량 통제를 서두르기 위한 조치다.

기상청은 시간당 70㎜ 수준부터 인명피해가 급증하고, 시간당 100㎜ 이상에서는 대부분 인명피해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간당 85㎜와 15분 강수량 25㎜ 이상이 동시에 확인되면 문자를 발송한다. 실제 시간당 100㎜에 도달하기 전 평균 12분가량의 대피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호우 발생 이틀에서 사흘 전 방재기관에 '호우 발생 가능성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올여름부터는 호우 발생 가능성 정보, 예비특보, 주의보·경보, 관측 기반 긴급재난문자로 이어지는 5단계 대응체계가 운영된다.

특보구역도 세분화한다. 현재 행정구역 중심의 기상특보 구역은 183개에서 235개로 늘어난다. 기상특보 구역이 확대되는 것은 2004년 이후 22년 만이다. 같은 시·군 안에서도 해안, 산지, 도심, 하천 인접 지역의 위험은 다른 맞큼 특보구역을 세분화하면 실제 위험이 큰 곳에 인력과 장비를 집중하기 쉬워질 전망이다.

재난지역 민방위 사이렌·마을방송 병행


대형 산불이 지나간 지역은 별도로 관리한다. 산불 피해 지역은 토양 결속력이 약해져 집중호우 때 산사태나 토사 유출 위험이 커질 수 있어서다. 행안부는 이들 지역에 재난문자뿐 아니라 민방위 사이렌과 음성 안내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을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고령층이 많거나 문자 확인이 늦을 수 있는 지역에서는 사이렌과 마을방송이 더 빠른 대피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민방위 사이렌 3033대, 마을방송 1만9030대, 예·경보 시설 2만5128대가 가동된다.

산사태 우려지역 사전조사 대상은 5만3000곳에서 6만3000곳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7월 경남 산청에서 호우특보 해제 후 귀가한 주민 2명이 산사태로 숨진 사고를 계기로, 심야 산사태 가능성이 있으면 먼저 대피시키는 원칙도 적용하기로 했다.

지하차도 침수 대응 기준도 강화된다.
차량 진입 차단 기준은 기존 침수심 15㎝에서 5㎝로 낮아진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