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입국신고서 타이완 정정 불만
訪韓않고 北中 사회주의국가 확인
韓美日과 '전투'하는데 단결 결의
대만 유사시에 北개입 가능성 열어
한반도비핵화와 평화 언급 사라져
한미동맹의 보루 더욱 공고히해야
왕이의 방북에서 몇 가지 특이사항이 보인다. 우선 북중 양국의 당면한 문제에 대한 변화한 입장을 볼 수 있었다. 일단 두 나라는 사회주의 국가임을 재천명했다. 왕이는 작년 9월 북중 정상회담에서 당시 시진핑 국가주석의 발언을 재인용했다. '중북 양국이 공산당이 영도하는 사회주의 국가로, 공통된 신념과 전투 목표를 공유한다'는 대목이었다. 즉 두 나라가 사회주의 국가임을 재확인하고, 이에 기반한 관계 발전의 당위성 인식을 공유한 점을 상기시켰다. 이에 김정은 위원장도 4월 10일 '사회주의 중심'의 북중 우호협력 관계를 지속 심화·발전시키자고 주문했다. 두 나라가 사회주의 국가로 (한미일과) '전투'하는 데 단결하자는 결의를 다진 셈이다.
두 번째 특이사항은 작년 9월부터 일관되게 견지되는 대만에 관한 북한의 입장이다. 작년 9월 4일, 2019년 이후 처음 가진 시진핑과의 회담에서 김정은은 대만, 신장, 티베트, 홍콩 등 중국의 핵심 이익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다음 달 10일 방북한 리창 중국 총리에게 김정은은 하나의 중국 원칙 지지, 대만 독립과 외세개입 반대의 결연한 입장을 표했다. 그리고 4월 9일 북중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최선희 외무상은 이 같은 북한의 입장을 재확인해줬다.
전통적으로 북중회담의 의제는 각국의, 양국 간의, 한반도의 현안에 국한되었다. 이를 초월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따라서 북한의 이 같은 발언은 한반도의 지리적 영역과 범위를 초월하여 북한의 입장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특히 대만 관련 북한의 발언이 전무하다. 과거 북한이나 중국의 영토 완정, 영토 주권 또는 이와 관련된 문제가 생겼을 때 간헐적으로 언급이 된 것은 사실이다. 북방한계선(NLL) 지역에서 남북한의 갈등 발생 때나 홍콩 반환 때 북한 측의 지지와 축하 메시지는 있었으나 대만 관련 발언이 정상 차원에선 없었다.
양안 관계에서 북한이 최고지도자 차원에서 중국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은 두 차례의 양안 사태(1954년, 1958년)가 발생했던 냉전 시기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과 지원 경험이 북한의 정상 국가화와 동맹 정상화를 추동한 정황적 계기라 할 수 있겠다.
이 경험을 통해 우리가 우려하는 대만 유사시 북한 연루·개입 또는 지원의 가능성은 문을 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대만 문제에서 중국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북한이 실제 유사시엔 남한과 주한미군의 연루·개입·지원을 중립화·무력화할 수 있는 정치적 명분을 마련한 셈이다. 대만 사태 때 북한 변수를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나 평화와 안정 언급이 사라졌다. 비핵화는 삭제되었으며, 평화와 안정도 지역 차원의 문제로 전환되었다. 그 지리적 범위가 확대되었음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미국의 핵 위협 억제를 핵무기 개발 목적으로 공표했다. 2023년부터는 핵무기 사용 대상으로 우리를 포함하기에 이르렀다. 이 말인즉슨 대상이 대만까지 포함 가능하다는 뜻이다. 대만까지 포함한다는 것은 일본도 타격 대상의 범주에 속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북한의 향상된 핵 능력을 마치 반기듯이 중국과 러시아는 2023년부터 일찌감치 비핵화를 더 이상 의제로 다루지 않는다.
핵보유국 세 나라를 대면하는 우리에게 현재의 보루는 한미동맹뿐이다. 중국이 우리를 패싱하고 북한을 챙기는 현실이 이를 방증한다. 또한 정찰위성 하나 없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도 미국 위성에 의존하는 우리의 현실 때문이다. 그런 우리에게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언행은 자제가 필요하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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