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외 증권·전력주도 합류
대형주 쏠림 한계…코스닥 1곳 ↑
연초이후 코스피가 3000p이상 급등하면서 시가총액 10조 클럽 종목이 늘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뿐 아니라 증권·금융, 건설·전력 인프라 등 일부 업종 대표주도 10조원대에 새로 진입했다. 다만 증가분 대부분이 코스피 대형주에서 나온 만큼 업종 대표주 중심의 선별적 체급 재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10조원 이상 종목은 81개이다. 지난 1월 2일 62개와 비교하면 19개(30.6%) 늘어난 규모다.
시총 10조클럽 신규 입성으로 보면 증권·금융주가 두드러졌다.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DB손해보험 등이 새로 10조원대에 올라섰다. 증시 상승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거래대금이 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개선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밸류업 정책 이후 금융주 전반에 대한 주주환원 기대가 이어진 점도 시총 체급 상승을 뒷받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7500을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 초강세에 힘입어 증권 업종의 투자심리는 어느 때보다 강력한 상황"이라며 "최근 증시·거래대금 강세로 증권업종 2·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재차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플랜트와 전력 인프라 관련주도 10조 클럽 신규 진입 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E&A를 비롯해 LS, 대한전선,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 대표적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으로 전력 수요와 산업 인프라 투자 필요성이 커진 가운데, 원전·LNG·중동 플랜트 수주 기대가 관련 종목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방산·조선 관련 종목의 체급 상승도 나타났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 HD현대마린솔루션 등이 10조원대에 새로 진입했다. 글로벌 안보 환경 변화에 따른 방산 수출 기대와 조선 업황 개선, 선박 유지·보수 수요 확대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 성장주 가운데서는 LG이노텍, 현대오토에버, 레인보우로보틱스가 10조원대에 합류했다.
코스닥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코오롱티슈진이 새로 10조원대에 진입했지만, 에이비엘바이오가 10조원 아래로 내려오면서 순증은 1개에 그쳤다.
다만 10조 클럽 확대를 증시 전반의 고른 상승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체 순증 19개 가운데 18개가 코스피에서 나왔고, 신규 진입 종목도 대부분 이미 일정 규모를 갖춘 업종 대표주였다. 중소형주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됐다기보다는 증시 활황 수혜주와 정책·인프라 관련 대형주의 몸집이 한 단계 커진 흐름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는 AI 모멘텀 확산이 반도체 밖 업종의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까지 AI 수혜 기대가 HBM과 반도체, 전력기기 등에 집중됐다면 올해 들어서는 산업재, 로봇, 원전, 비반도체 IT, 전선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선행지수 정점 통과와 수출 증가율 둔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업종별 주가 차별화는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 반도체 실적 상향과 AI 모멘텀 확산 현상이 나타나면서 비반도체 업종들의 밸류에이션 상승이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피와 연관성이 높은 경기선행지수 등이 추가 상승 후 8~9월에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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