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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을 때 주먹 쥐어야 하나"…전문가, '브이' 포즈 사진에 지문 유출 경고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3 06:58

수정 2026.05.13 09:57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스마트폰으로 무심코 찍어 올린 '브이(V)' 셀카가 개인정보 유출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고해상도를 자랑하는 스마트폰 카메라에 인공지능(AI) 기술이 결합돼 사진 속 손가락 모양만으로도 지문 일부를 복원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른 것이다.

지난 10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의 한 직장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금융 전문가 리창이 유명인의 셀카 사진을 예시로 들며 지문 유출 위험성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방송에서 리창은 손가락이 카메라를 정면으로 향한 경우 1.5m 이내에서 촬영한 셀카에서도 지문 추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3m 거리에서 찍더라도 손의 세부 정보 절반가량을 복구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방송에선 지문 추출 과정도 시연했다. 사진 편집 소프트웨어와 AI 도구를 이용해 저해상도 이미지를 보정한 뒤 지문의 능선이 드러나는 과정을 보여줬다.

중국과학원대학 징지우 암호학 교수는 "동일 인물의 고해상도 사진 여러 장이 확보된 경우 '브이' 자세에서 손의 세밀한 특징을 복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SCMP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문이 얼굴 정보처럼 한 번 유출되면 바꾸기 어려운 영구적 생체 정보라는 점을 우려했다.

실제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는 한 남성이 온라인에 손 사진을 올렸다가 범죄자들이 이 사진을 이용해 스마트 도어록 해제를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또 회사 출입 시스템에서 수집한 지문을 실리콘 형태로 복제해 58만 위안(약 1억 2742만원) 가량 절도한 사례도 있었다.

여기에 AI 기반 영상 합성 기술 악용 사례도 문제로 떠올랐다. 범죄자들이 영상통화 화면에서 얼굴 데이터를 확보한 뒤 얼굴 바꾸기와 음성 복제 기술을 이용해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하는 방식이다.

방송을 본 중국의 네티즌들은 "이제 셀카 찍을 때 주먹만 쥐겠다", "휴대전화 화면의 지문도 자주 닦아야겠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다만 사진 속 지문을 복원하려면 조명, 초점, 사진 해상도, 촬영 각도 등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하는 만큼 과도한 공포심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첸신산업보안연구센터의 페이즈용 소장은 "셀카 속 지문 복원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실제 범죄로 이어지기까지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심스러운 영상통화에서는 화면만 믿지 말고 직접 재통화하거나 상대만 알 수 있는 질문으로 신원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