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온몸에 구더기가 퍼질 정도로 아내를 장기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30대 육군 부사관 남편에게 군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3일 JTBC에 따르면 군검찰은 전날 오후 제2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살인 혐의 30대 부사관 A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군검찰은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작위에 의한 살인보다 훨씬 더 끔찍하고 큰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유례없는 사건"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17일 경기 파주시 광탄면 자택에서 아내 B씨(30대)의 의식이 혼미하다며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가 도착했을 당시 B씨는 이불을 덮고 앉아 있었으며 전신이 대변 등 오물에 오염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원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B씨 상태에 대해 "전신이 대변으로 오염되어 있고 수만 마리 구더기가 전신에 퍼져 있었다"고 밝혔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이튿날 패혈증으로 숨졌다.
B씨는 지난해 3월부터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거동이 불편해진 뒤 온몸에 욕창이 생겼음에도, A씨는 약 8개월간 병원 치료나 보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B씨가 숨지기 전 A씨에게 쓴 편지와 일기장에는 "나 병원 좀 데려가 줘. 부탁 좀 해도 될까", "죽어야 괜찮을까"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육군 수사단은 지난해 12월 A씨를 중유기치사 혐의로 송치했으나, 군검찰은 아내가 죽음에 이를 것을 예상했음에도 고의로 방치한 것으로 보고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공소장에는 "아내의 정신 질환에 싫증이 나고 짜증 난다는 이유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과자와 빵, 음료수 같은 간단한 음식만 제공한 채 용변도 치우지 않았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그동안 아내의 상태를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군검찰은 "매일 음식을 가져다주고 대변이 묻은 이불을 갈아주는 등 피해자 상태를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원과 응급실 의사 진술을 근거로 악취를 몰랐다는 A씨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군검찰은 A씨가 2025년에만 본인 병원 진료를 8차례 받았고, 같은 해 10월에는 반려견을 동물병원에 4차례 데려갔지만 정작 피해자는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B씨가 병원에 실려 간 직후 A씨가 '정신병 방치', '고독사 방치 처벌', '시체 유기 형량' 등을 검색하며 자신의 처벌부터 걱정한 정황도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과 이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와 응급실 의사 역시 B씨의 전신 오염 상태와 냄새 등으로 봤을 때 A씨가 모를 수 없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검찰은 "피해자가 장기간 앉은 채 생활하며 생존에 관한 문제를 피고인에게만 의존하는 상태가 지속됐고, 관계의 주도권 또한 피고인에게 완전히 넘어간 심리적 종속 관계가 지속됐다"고 밝혔다.
A씨에 대한 선고는 다음달 2일 열린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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