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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에 징그럽게 그게 뭐야?" 한번 생기면 완치 없는 '푸르스름 핏줄' [이거 무슨 병]

성민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3 19:00

수정 2026.05.13 19:00

하지정맥류로 인해 도드라진 다리 혈관을 발견하고 반바지 착용에 불편을 겪는 30대 여성의 사례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해 구현한 이미지. /사진=Gemini
하지정맥류로 인해 도드라진 다리 혈관을 발견하고 반바지 착용에 불편을 겪는 30대 여성의 사례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해 구현한 이미지. /사진=Gemini

[파이낸셜뉴스] "날이 더워지는데 반바지 입기가 너무 신경쓰여요. 종아리에 푸르스름한 핏줄이 도드라져 보여서 자꾸 가리게 돼요."

직장인 김모(36·여)씨는 3년 전부터 시작된 다리 묵직함과 부종에 시달려왔다. 오후만 되면 다리가 묵직하고 자주 부었지만, 오래 앉아 일하는 직업 탓이거나 단순 피로 때문이라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새벽에 종아리에 쥐가 나서 잠을 깨는 일이 잦아졌고, 종아리에 핏줄이 도드라지기 시작했다. 참다못해 병원을 찾은 김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하지정맥류'였다. 치료 시기를 놓쳐 정맥 판막 손상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였다.



환자 10년 새 2배 폭증…여성 환자가 남성의 2배

하지정맥류는 다리에서 심장으로 혈액을 올려보내는 정맥의 판막이 망가지면서 혈액이 다리 쪽으로 역류해 고이는 혈관 질환이다. /사진=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하지정맥류는 다리에서 심장으로 혈액을 올려보내는 정맥의 판막이 망가지면서 혈액이 다리 쪽으로 역류해 고이는 혈관 질환이다. /사진=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하지정맥류는 다리에서 심장으로 혈액을 올려보내는 정맥의 판막이 망가지면서 혈액이 다리 쪽으로 역류해 고이는 혈관 질환이다. 정맥은 동맥과 달리 압력이 낮고 혈류 속도가 느려, 판막이 한 번 손상되면 중력의 영향을 그대로 받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지난해(2025년) 하지정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40만776명에 달했다. 2014년(18만6407명)과 비교하면 불과 10년 새 2배 이상 폭증한 수치다.

특히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약 2배 많으며, 50~60대 중장년층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70대 여성의 경우 10명 중 7명(72%)이 이 질환을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혈관이 튀어나와야 정맥류"는 오해… 이런 증상 반복되면 의심

하지정맥류에 대해 갖는 가장 큰 오해는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나와야 정맥류"라는 것이다.

하지정맥류는 혈액을 심장으로 올려보내는 정맥 내 판막이 망가져서 나타나는 혈관 내부의 문제이기 때문에, 보기엔 멀쩡해도 다리의 묵직함이나 부종 등 증상만 나타나는 '잠복성(무증상) 하지정맥류'가 실제로는 훨씬 더 흔하다.

판막 이상으로 생기는 하지정맥류는 혈관 돌출이 없는 '잠복성'이 더 흔하다. 다리가 자주 붓거나 묵직하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판막 이상으로 생기는 하지정맥류는 혈관 돌출이 없는 '잠복성'이 더 흔하다. 다리가 자주 붓거나 묵직하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지정맥류는 혈액을 심장으로 올려보내는 정맥 내 판막이 망가져서 나타나는 혈관 내부의 문제이기 때문에, 겉보기엔 멀쩡해도 다리의 묵직함이나 부종 등 증상만 나타나는 '잠복성(무증상) 하지정맥류'가 실제로는 훨씬 더 흔하다.

특이한 점은 활동 중에는 오히려 증상이 덜하고, 가만히 있거나 오후·저녁이 되면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근육통이나 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이 움직일 때 더 아픈 것과 반대다. 이는 혈액이 다리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정맥의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쉬면 낫겠지"는 착각… 한번 망가진 판막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정맥 내 판막은 한 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시간이 갈수록 역류하는 혈액이 늘어나면서 정맥 벽까지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고 새로운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맥 내 판막은 한 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시간이 갈수록 역류하는 혈액이 늘어나면서 정맥 벽까지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고 새로운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맥 내 판막은 한 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시간이 갈수록 역류하는 혈액이 늘어나면서 정맥 벽까지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고 새로운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처음엔 피부에 모세혈관이 비치는 수준이지만, 중기를 넘어서면 혈관 돌출, 다리 부종, 피부 색소 침착, 정맥성 피부염으로 이어진다.

심한 경우에는 드물지만 만성 피부 궤양이나 심부정맥혈전증·폐색전증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합병증까지 일으킬 수 있다.

사우나·족욕은 오히려 '독'… 의심될 땐 혈관 초음파
하지정맥류 초기 단계에서는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 규칙적인 걷기, 수면 시 다리를 심장보다 20~30cm 높게 두는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디민 사우나나 족욕은 정맥을 확장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지정맥류 초기 단계에서는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 규칙적인 걷기, 수면 시 다리를 심장보다 20~30cm 높게 두는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디민 사우나나 족욕은 정맥을 확장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초기 단계라면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 규칙적인 걷기, 수면 시 다리를 심장보다 20~30cm 높게 두는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현상 유지를 위한 보존적 치료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증상이 심하다면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한 정맥 내 열치료 등 환자 상태에 맞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일상 속 주의도 필요하다. 피로를 풀겠다며 즐기는 뜨거운 사우나나 장시간의 족욕은 오히려 정맥을 확장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 역시 혈관을 약화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잇는 직장인,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여성은 발병 위험이 높다. 외관상 변화가 없더라도 원인 모를 다리 피로감이나 부종이 한 달 이상 지속될 경우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나이 탓, 스트레스 탓' 하다가 놓치는게 병입니다. [이거 무슨 병]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질병들의 전조증상과 예방법을 짚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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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s@fnnews.com 성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