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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멈춘 글로벌 화학공장"…롯데케미칼 바닥론 다시 불붙었다 [유진證]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4 05:59

수정 2026.05.14 05:59

"전쟁 이후 화학설비 셧다운 확대"
"재건 수요·재고 비축 사이클 가능성"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NCC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NCC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파이낸셜뉴스] 중동 전쟁으로 글로벌 화학 설비가 잇따라 멈춰서면서 '최악'을 지나던 석유화학 업황에 반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올해 1·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공급 축소에 따른 재고 감소와 향후 재건 수요, 재고 비축 사이클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업황 바닥론에 다시 불이 붙는 분위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롯데케미칼에 대해 "현재 급락한 주가 수준에서는 투자 매력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1·4분기 실적 자체를 두고는 "원재료 투입 시차와 재고평가손익 환입 영향이 컸다"며 실질적인 체력 개선 여부에는 신중한 평가를 내놨다. 그는 "전쟁 발생 전 저가 원재료 투입과 재고평가손익 환입으로 흑자 전환했기 때문에 실제 이익 체력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의 올해 1·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5조원으로 전분기보다 6%,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35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특히 기초화학 부문은 4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4개 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났다.

황 연구원은 "중동 사태 이후 글로벌 에틸렌·폴리프로필렌(PP)·폴리에틸렌(PE) 공급 감소가 역내 재고를 빠르게 소진시키며 마진 스프레드 확대에 기여했다"며 "분기 말 납사 가격 상승에 따른 긍정적 재고 래깅 효과 약 2500억원과 재고자산평가손 환입 500억원도 턴어라운드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첨단소재와 정밀화학 부문 역시 업황 회복 흐름이 감지됐다. 그는 "연말 재고조정 종료 이후 자동차·가전용 화학제품과 암모니아 등 전방 수요가 회복되며 판매량 확대와 판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났다"며 "영업이익률도 6%를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무 부담은 여전히 리스크로 꼽혔다. 황 연구원은 "차입금이 10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7088억원 증가했다"며 "금융비용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황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2·4분기 매출을 6조5000억원, 영업이익을 1344억원으로 예상했다. 그는 "전쟁으로 인한 화학 제품 판가 상승 영향이 정기보수에 따른 물량 감소를 상쇄할 것"이라며 "고가 나프타 투입에 따른 역래깅 우려와 1·4분기 재고이익 소멸 영향은 존재하지만 분기 증익 추세는 유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향후 종전 이후 업황 회복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황 연구원은 "글로벌 화학 설비 셧다운 규모가 커지고 있고 종전 시 재건 수요 발생 및 재고 비축 사이클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며 "선물시장의 기간 스프레드가 백워데이션에서 콘탱고로 전환되며 재고 비축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조조정과 정부 지원 역시 향후 변수로 제시됐다. 그는 "대산·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이 완료되면 연결 재무제표 개선이 기대된다"며 "정부 재정 지원 2조1000억원도 올해 하반기 이후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배터리 소재 사업과 관련해서는 "에너지머티리얼즈 부문은 고객사의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전환과 인공지능(AI)용 고부가 회로박 출하가 본격화되며 장기적으로 손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