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혼자 도망가냐" 여고생 구하려다 다친 남고생 '악플테러'…경찰 "2차 가해, 엄정 대응"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3 10:30

수정 2026.05.13 10:30

지난 5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흉기 피습 현장에서 경찰이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5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흉기 피습 현장에서 경찰이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광주 도심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여고생을 구하려다 중상을 입은 고교생 A군(17)이 사건 이후 온라인 악성 댓글로 2차 가해에 시달리면서 경찰이 강력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발생한 '묻지마 흉기 살인' 사건과 관련해 또 다른 피해자인 A군을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게시글과 댓글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과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사이버범죄수사대를 중심으로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들여다보며 악성 댓글 작성자를 추적 중이다. 현행법상 온라인에서의 악의적인 2차 가해 게시글은 명예훼손과 모욕,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

사건은 지난 5일 오전 0시 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귀가 중이던 여고생 B양(17)은 일면식도 없는 20대 남성 장모씨가 휘두른 흉기에 공격 당했다.

인근을 지나던 A군은 비명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고 쓰러진 B양으로부터 "119를 불러달라"는 요청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신고를 시도하던 순간 장씨가 다시 흉기를 들고 달려들자 이를 막으면서 손등과 목 부위를 크게 다쳤다. 많은 피를 흘리는 상황에도 범인을 밀쳐내고 지인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B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고 A군은 긴급 수술을 받은 뒤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낯선 사람이 다가오기만 해도 몸이 굳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건 직후 온라인상에는 "남학생이 혼자 도망갔다", "현장을 버리고 달아났다"는 식의 확인되지 않은 비난 댓글이 잇따랐다.


A군 아버지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영웅처럼 봐달라는 게 아니다"라며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몸을 던진 아이가 위축되지 않고 살아갔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광주 광산구는 A군의 행동이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구조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의사상자' 지정 절차를 직권 추진하기로 했다.
광주시교육청 역시 '자랑스러운 광주학생상' 수여를 검토 중이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