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지적장애인 나체구타' 10대 일당 실형 선고…法 "엄벌 불가피"

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3 12:06

수정 2026.05.13 12:32

서울남부지법, 최대 징역 5년 선고
재판부 "육체적 고통 극대화한 학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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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적장애인을 공원으로 불러내 나체 상태에서 집단 폭행하고 담뱃불로 성적 가혹행위를 저지른 10대 일당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이정희 부장판사)는 13일 오전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등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최모씨에게는 장기 징역 5년·단기 징역 4년, 나머지 피고인 5명에게는 장기 징역 3년·단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모든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성인이긴 하나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은 사람으로 정신연령이나 판단 능력이 일반적인 성인과 비슷한 수준에 있다고 볼 수 없다"며 "그럼에도 피해자를 집단 폭행하고 추행함으로써 약 6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울면서 폭행 중단을 요청했음에도 중단되지 않았다"며 "피해자 팔에 불이 붙은 담배꽁초를 지진 것이나 라이터로 신체 주요 부위에 불을 붙여 화상을 입힌 것은 육체적 고통을 극대화하기 위한 학대와 다를 바 없다. 범행의 중대성과 피해의 정도, 피고인들의 태도와 피해 회복 노력 정도를 고려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피고인은 형사처벌이나 소년보호처분 전력이 없는 점, 범행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가족과 지인들이 훈육과 선도를 다짐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또 어린 나이에 가정 폭력과 부모의 이혼을 겪거나 부모와 떨어져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정서적 불안과 왜곡된 교우 관계를 형성한 점, 주의력결핍장애 등으로 상담치료와 약물치료를 받는 사정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범행 당시 14~18세의 어린 나이로 올바른 가치관이나 도덕관념을 온전히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에 나섰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20대 남성 지적장애인 A씨가 한 피고인에게 보낸 성희롱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울 여의도 한 공원으로 불러내 집단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일당은 A씨 휴대폰을 빼앗고 옷을 벗긴 채 뺨과 얼굴 등을 때렸으며, 담배꽁초로 팔을 지지고 신체 주요 부위에 라이터를 가까이 갖다 대 화상을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피고인은 해당 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한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이씨 등 4명은 "폭행 과정에서 피가 묻어 양말 등이 더러워졌으니 손해보상금으로 450만원을 갖고 오라"며 "그렇지 않으면 휴대폰과 자전거를 돌려주지 않고 집에도 보내주지 않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A씨가 경찰에 신고해 금전 갈취는 미수에 그쳤다.

앞서 지난 3월 23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파렴치하고 중한 범죄이기에 피고인들에 대해 엄한 죄책을 물어야 한다"며 이들에게 단기 징역 5년·장기 징역 8~1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일부는 직접 폭행에 가담하지 않고 망을 본 데 그쳤다거나 성적 가혹행위까지 공모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암묵적인 공동가공 의사와 실행행위 분담이 있었다고 보고 이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 회복에 노력할 시간을 부여하는 차원에서 구속 기소됐던 이씨와 최씨를 제외한 다른 피고인들을 법정 구속하지 않았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