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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EU도 ESG 규제 속도 조절…한국도 국익 관점서 유연하게"...경총, 고용부와 첫 정책대화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3 14:25

수정 2026.05.13 14:28

경총, ESG 경영위원회 출범 후 첫 고용부 정책대화 노조법·중대재해법 현장 혼란 공개 지적…"사전예방 중심 전환해야" 손경식 "현장 수용성·예측가능성 없는 규제, 투자·고용 위축 초래" 권창준 "안전문화 정착 위해 소규모 사업장 밀착 지원 강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년 제1차 ESG 경영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년 제1차 ESG 경영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고용노동부를 향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규제의 속도 조절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규제 완화와 유연한 적용 기조를 보이는 만큼, 노동조합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역시 현장의 수용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13일 경총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2026년 제1차 ESG 경영위원회'를 개최했다. ESG 경영위원회는 손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삼성·SK·현대차·LG·한화 등 10대 그룹을 포함한 주요 그룹 사장단급 인사 19명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경영계 최고위 ESG 협의체다. 특히 이번 회의에는 2021년 4월 위원회 출범 이후 처음으로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이 참석해 '노동조합법·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제도 운영 방향과 기업 과제'를 주제로 정책 대화를 진행했다.



이날 손 회장은 "EU를 비롯한 주요국들도 기업 부담과 산업 경쟁력을 고려해 ESG 규제의 속도와 범위를 조정하고 있다"며 "한국 역시 국익과 산업 경쟁력 관점에서 보다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제도 운영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조합법과 관련해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범위와 단체교섭 대상 확대 문제 등을 둘러싸고 산업 현장의 혼란과 노사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도 "법 적용 기준과 경영 책임 범위가 여전히 모호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ESG 경영에서 근로자 보호와 산업안전은 기업이 반드시 실천해야 할 핵심 가치"라면서도 "취지가 좋은 제도라 하더라도 현장의 수용 가능성과 국제적 정합성, 법적 리스크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투자와 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위원들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공급망 ESG 대응 과정에서 협력사 지원 활동이 자칫 사용자성 판단 근거로 확대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4년이 지났음에도 모호한 규정 탓에 기업들의 의무 이행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울러 선진국 사례처럼 산업안전 정책 방향을 '처벌·감독 중심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권 차관은 안전과 상생을 핵심 가치로 언급하며 "사업장 내 노동자 보호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노사의 공동 노력과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현장 밀착형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으로 대화의 제도화가 이뤄진 만큼, 노사가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는 상생의 노사관계 정착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근로자 보호와 산업안전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직결되는 핵심 가치"라며 "경총이 정책과 산업 현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해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ESG 경영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