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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지금도 최형우… 삼성 '2014년 대기록' 평행이론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3 18:18

수정 2026.05.13 18:18

2014년 5월 이후 첫 8연승 질주
선발 호투에 타선 응집력 폭발
'삼성왕조' 복원 기대감 최고조
전성기 기량 이어가는 '형우 형'
살림꾼 류지혁… 대체불가 활약

지난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삼성 최형우가 2루타를 치고 있다. 뉴스1
지난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삼성 최형우가 2루타를 치고 있다. 뉴스1
류지혁
류지혁
거침이 없다. 지독했던 초반의 피로감을 단숨에 씻어내는, 시원하고 청량한 탄산음료 같은 연승 행진이다.

짙게 드리웠던 시즌 초반의 부상 악재를 완벽하게 걷어내고, 사자 군단이 마침내 무서운 발톱을 드러내며 KBO리그 선두권 판도를 거세게 뒤흔들고 있다.

삼성은 지난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8회 터진 전병우의 결승 만루 홈런과 9회 타선의 대폭발을 묶어 9대1로 대승했다. 2014년 5월 이후 무려 4373일 만에 달성한 파죽의 8연승이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12일 기준 시즌 성적 22승 1무 14패를 기록, LG를 반 경기 차로 밀어내고 단독 2위로 도약했다. 1위 kt wiz와의 승차도 단 한 경기에 불과하다. 조금씩 2026 KBO리그가 kt, 삼성, LG의 3강 체제로 재편돼 가는 모양새다.

올 시즌 삼성의 초반 행보는 결코 순탄치 않았다. 1선발 맷 매닝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핫코너의 핵으로 기대받던 김영웅마저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토종 에이스 원태인과 중심 타자 구자욱까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거대한 악재들이 팀을 덮쳤다. 하지만 사자 군단은 무너지지 않았다. 위기의 순간, 묵묵히 칼을 갈던 선수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한 잭 오러클린은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매닝의 공백을 지워냈다. 빈 3루 자리는 전병우가 완벽히 메웠다. 임시 주전으로 나선 전병우는 12일 팽팽하던 1대 1의 균형을 깨는 극적인 그랜드슬램을 포함해 5타점을 쓸어 담으며 팀 퀀텀 점프의 일등 공신으로 우뚝 섰다.

베테랑의 품격도 눈부시다. KBO리그 최초 4500루타와 550 2루타라는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은 최형우는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있다. 여기에 부상을 털고 돌아온 구자욱이 타선의 무게감을 더하고, 12일 복귀전에서 짜릿한 홈런을 터뜨린 이재현이 내야의 안정을 가져오며 팀은 비로소 완전체 퍼즐을 맞췄다.

최근 삼성이 보여주는 경기력의 핵심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신구 조화와 내야의 견고함에 있다. 특히 베테랑 내야수 류지혁의 묵묵한 헌신을 빼놓을 수 없다. 류지혁은 올 시즌 0.344의 고타율로 최고의 가성비 FA로 등극하는 기세다. 화려하진 않지만 특유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내야진에 빈틈없는 안정감을 불어넣고 있다. 타석에서도 끈질긴 승부로 활력소가 되며 8연승 행진의 든든한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제 삼성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한다. 올 시즌은 사자 군단에게 그 어느 때보다 우승이 절실한 해다. 시즌이 끝나면 팀의 투타 기둥인 원태인과 구자욱이 나란히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전력의 불확실성이 커지기 전, 지금 구축된 막강한 투타 밸런스를 바탕으로 반드시 정상에 서야 하는 분명한 당위성이 존재한다.
현재 전력이라면 LG, kt 등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과거 통합 4연패의 상징이었던 최형우의 복귀에 이어 2014년 이후 첫 8연승. 왕조 시절의 향기를 또 하나 복원했다.


온갖 악재를 딛고 정상 궤도에 진입한 삼성 라이온즈. 그들이 보여주는 단단한 야구가 2026시즌 최후의 승자로 향하는 화려한 서막이 될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이목이 대구벌로 집중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