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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흥분' 데이트 신호 오해 만들어…"관심 있는 줄 알았는데" [헬스톡]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4 05:20

수정 2026.05.14 05:20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성적 흥분 상태에서는 데이트 상대의 애매한 반응을 호감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상대가 명확하게 거절 의사를 보일 때는 이를 알아차렸지만, 반응이 모호할 경우에는 관심이 있다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해졌다.

애매한 반응을 호감으로 해석

영국 매체 더선은 지난 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성격 및 사회심리학 회보'(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에 실린 연구 결과를 전했다.

연구진은 남녀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성적 자극이 있는 영상을 본 뒤 온라인 대화를 했고, 다른 그룹은 성적 내용이 없는 영상을 본 뒤 같은 방식으로 대화했다.

대화 상대는 실제 데이트 초반처럼 긍정과 거리두기가 섞인 반응을 보이도록 설정됐다.

대화가 끝난 뒤 참가자들에게 상대와의 분위기, 상대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고 느꼈는지 등을 물었다. 그 결과 성적 자극 영상을 본 참가자들은 상대를 더 매력적으로 평가했고, 상대도 자신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는 비율이 높았다.

"우리 어떤 사이일까"…분명한 거절에는 반응

연구진은 성적 흥분이 모든 상황에서 판단을 흐리게 만든 것은 아니라고 봤다. 상대가 명확하게 관심이 없다는 신호를 보낸 경우에는 참가자들도 이를 비교적 정확히 알아차렸다. 문제가 된 것은 상대의 태도가 애매할 때였다.

연구를 이끈 구리트 번바움 이스라엘 라이히만대 심리학 교수는 "성적 흥분 상태에서는 사람들이 불확실한 상황을 더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를 일종의 '터널 시야'로 표현했다. 보고 싶은 방향으로 신호를 받아들이면서, 상대의 미묘한 거리두기를 놓칠 수 있다는 뜻이다.

온라인 데이트에도 적용될 수 있어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실제 데이트나 온라인 만남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메시지 답장이 늦거나, 반응이 짧거나, 약속을 미루는 식의 신호가 분명한 거절은 아니더라도 관심 부족을 뜻할 수 있는데, 성적 끌림이 강한 상태에서는 이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진은 어느 정도의 낙관적 해석이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먼저 다가가게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의 실제 의사보다 자신의 기대를 앞세우면 관계에서 오해가 생길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성적 흥분이 단순히 행동 충동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반응을 읽는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연구진은 향후 실제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앱)이나 현실의 만남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