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 시장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CNBC는 13일(현지시간) 모기지뉴스데일리(MND)를 인용해 이례적으로 과열된 인플레이션 속에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57%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8일 대비 0.15%p 뛰었다. 3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날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해 2023년 5월 이후 약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나고, 이날 공개된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4년 만에 가장 가파른 6.0% 급등한 것으로 발표된 가운데 모기지 금리가 치솟았다.
MND 최고운영책임자(COO) 매튜 그레이엄은 "PPI는 일반적으로 CPI 만큼 중요하게 간주되지 않는다"고 말해 전날 CPI에 이어 PPI까지 급등하면서 시장이 요동쳤음을 시사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분석 기사에서 미 금융 시장이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고착화' 공포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유가가 급등해도 장기 물가는 안정될 것으로 믿어왔지만 최근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이런 믿음이 깨졌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만큼 채권 원금을 보전해 주는 상품인 물가연동국채(TIPS, 팁스) 흐름으로 볼 때, 시장이 이제 물가상승을 우려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5~10년 동안 미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연준) 목표치 2%를 크게 웃도는 2.5~2.7%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망하기 시작했다. 일반 국채 수익률에서 팁스 수익률을 뺀 값인 '손익분기 인플레이션(BEI,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급등한 것이다.
이는 연준에 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란 믿음이 기업의 가격 인상과 임금 상승으 이어지는 '자기실현적 예언'의 악순환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으면 연준은 금리 인하 기대와 달리 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틀어야 할 수도 있다.
리서치 업체 크레딧사이츠의 거시전략 책임자 잭 그리피스는 "연준이 그동안 시장의 물가 전망이 안정적이라는 점에 안도해왔지만 이제는 그런 지지대가 흔들리고 있다"면서 결국 금리 인상을 다시 고민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인하를 약속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지명자가 13일 상원 인준을 통과해 15일 제롬 파월 의장의 뒤를 잇게 됐지만 전망은 불투명해졌다. 거시 지표들로 볼 때 연준의 금리 인하 행보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워시 의장이 취임 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인 다음 달 16~17일 회의에서 연내 금리 인상으로 통화정책 궤도를 전격 수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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