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부르는 게 값' 10만~30만원 도수치료, 좋은 시절 끝났다…7월부터 정부가 직접 통제

성민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4 07:46

수정 2026.05.14 07:46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사진=뉴스1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그동안 '부르는 게 값'이었던 비급여 진료 체계에 정부가 본격적인 손질에 나섰다. 첫 대상은 연간 1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도수치료다. 비급여 가격 결정권이 사실상 정부 손으로 넘어가는 첫 사례인 만큼 의료계 안팎의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력하게 검토되는 도수치료 수가는 1회 30분 4만원대 초반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전환하기 위한 세부 기준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리급여 제도는 그동안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정해온 가격을 정부가 직접 책정하고 치료 횟수 상한선도 직접 정하는 방식으로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현재 유력하게 검토되는 도수치료 수가는 1회 30분 기준 4만원대 초반이다.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의 도수치료 평균 가격이 약 11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낮아지는 셈이다.

정부는 5월 중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4만원 또는 4만3000원 안 가운데 최종 가격을 확정할 방침이다.

관리급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와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비급여의 중간 형태로, 비용의 95%는 환자가 내고 건강보험이 5%를 지원한다.

다만 정부가 가격과 횟수의 상한선을 직접 정할 수 있어 통제 수단으로 작용한다.

그동안 일부 병원이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 뒤 10만원에서 30만원까지 가격을 책정하거나 장기 치료를 권유해온 관행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치료 횟수도 엄격히 제한... 일반 환자는 연간 최대 15회

치료 횟수도 엄격히 제한된다. 일반 환자는 일주일에 2회, 연간 최대 15회까지만 도수치료를 받을 수 있다.

수술 후 재활이 필요한 경우에는 9회를 추가해 연간 24회까지 인정된다.

기준을 초과해 진료할 경우 해당 병원은 환자와 건강보험 양쪽 모두에서 비용을 받을 수 없는 임의 비급여 상태가 된다.

정부가 이처럼 강도 높은 규제에 나선 데는 도수치료가 필수 의료 인력 이탈을 부추겼다는 문제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비급여 진료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어 응급실이나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 인력이 도수치료 시장으로 유입돼왔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도수치료의 수익성에 제동을 걸어 필수의료 분야로 인력 회귀를 유도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의료계는 반발... 시민단체는 환영

의료계는 즉각 반발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의료 행위를 4만원대로 책정한 것은 의료 가치를 훼손하는 처사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4만원대는 인건비와 임대료 등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이라며, 이는 도수치료 시장 자체를 고사시켜 환자들의 치료 선택권만 빼앗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시민단체 '내가만드는복지국가'는 일부 의료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실손보험료 인상과 의료비 낭비를 초래해왔다며 이번 개편을 의료 정상화의 출발점으로 평가했다.

도수치료뿐 아니라 신경성형술, 체외충격파치료 등 다른 과잉 비급여 항목으로도 관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도수치료 가격이 효과에 견줘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과잉 진료를 부추긴 측면이 크다"며 "7월 시행에 맞춰 의료 현장의 혼선을 최소화하고 다른 비급여 항목들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관리 방안을 순차적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sms@fnnews.com 성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