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평생 가족을 외면한 노름꾼 아버지가 모든 재산을 새어머니에게 넘긴다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면 자식들은 정말 한 푼도 받을 수 없는 걸까.
아버지 횡포에, 사실혼 관계였던 어머니 두형제 데리고 집나와
14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아버지의 유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저희 아버지는 무책임한 분이셨다. 한 직장에 오래 붙어 있지 못하셨고, 막노동 일용직을 전전하다 대출을 받아 인테리어 사업을 시작했지만 그마저도 곧 망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버지는 어쩌다 여윳돈이 생기면 노름판으로 달려가셨고, 빚은 산더미처럼 늘어만 갔다"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건 온전히 어머니 몫이었다"고 했다.
A씨 어머니는 새벽부터 동네 식당에서 일하며 두 아들을 키웠지만 아버지는 허구한 날 술에 취해 들어와 어머니에게 화풀이하고 행패를 부렸다고 한다.
A씨는 "두 분은 혼인 신고도 안 한 사실혼 관계였기 때문에 그날 이후로는 남남처럼 살아왔다"고 전했다.
세상 떠난 아버지.. 시골 토지 모두 새로 만난 여자 앞으로
몇 년 뒤, A씨는 아버지에게 새 여자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고 한다. 동시에 아버지와 만난다는 여자가 아버지의 숨겨둔 재산을 노리고 접근했다는 소문도 함께 들려왔다. 그러나 더 이상 아버지와 엮이고 싶지 않았던 A씨는 소문을 흘려들었고, 몇 년 뒤 고향에 들렀다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돌아가신 지 무려 석 달이나 지난 뒤였다"며 "연락조차 받지 못한 것도 화가 났지만 더 황당한 건 따로 있었다. 아버지가 본인의 모든 재산을 그 여자에게 준다는 유언을 남겼고, 시골 토지 여러 필지가 이미 그 여자 앞으로 넘어갔다는 것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유언이 진짜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설령 진짜라 해도 저와 동생은 정말 아무것도 받을 수가 없는 건지 궁금하다"며 조언을 구했다.
변호사 "유류분 반환 청구 가능... 형제가 7분의 1씩 받을수 있어"
해당 사연을 접한 임형창 변호사는 "유언은 민법이 정한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등 5가지 방식만 인정된다"며 "유언이 민법이 정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요식 요건은 갖추었는지, 만약 자필증서일 경우에는 유언자가 직접 작성한 것이 맞는지 등을 법원에 유언 검인 신청을 한 뒤 검인 절차를 통해 다투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버지가 새 엄마에게 자신의 시골 토지를 전부 단독으로 상속시킨다는 유언을 남겼다 하더라도 최소한 유류분의 반환은 청구하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류분이란 상속 재산 중에서 상속인이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는 일정 부분으로, 법률에 따라 일정한 상속인을 위해 반드시 남겨두어야 하는 몫을 뜻한다.
임 변호사는 "사연자분과 동생분의 유류분은 각각 7분의 1"이라며 "시골토지들의 7분의 1지분만큼의 이전을 요구하거나 해당 시골토지들의 가액의 7분의 1만큼의 지급을 구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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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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