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스토킹 신고에 분풀이… 여고생 살해 장윤기 송치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4 08:59

수정 2026.05.14 08:59

경찰 "묻지마 아닌 분노범죄"… 진짜 표적은 신고한 외국인 여성
"사는 게 재미없어, 누군가 데려가려" 우발 주장도

어린이날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해 살인·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장윤기는 이날 광주에선 처음으로 신상이 공개됐다. 뉴스1화상
어린이날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해 살인·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장윤기는 이날 광주에선 처음으로 신상이 공개됐다. 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광주에서 여고생을 거리에서 살해한 장윤기(23)의 당초 표적은 자신을 스토킹범으로 112에 신고한 외국인 여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불특정 다수를 노린 '묻지마 범죄'가 아닌 '분노범죄'로 결론지었다. 장윤기는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14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장윤기는 지난 5일 0시 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인적 드문 보행로에서 고교 2학년 여학생(17)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다가온 다른 학교 남학생(17)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피해 학생들과 장윤기 사이에는 아무런 면식 관계가 없었다.



경찰은 장윤기가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외국인 여성 A(20대)씨를 살해할 목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다고 보고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평소 A씨에게 일방적으로 호감을 표시해온 장윤기는 범행 이틀 전인 지난 3일 A씨로부터 스토킹 가해자로 경찰 112 상황실에 신고됐다. 초동 조치는 현장에서 종결됐지만, 화를 삭이지 못한 장윤기는 신고 직후 타지역으로 떠난 A씨를 찾아 이틀간 거리를 배회했다.

A씨의 행방을 끝내 찾지 못한 장윤기는 분노 표출 대상을 홀로 귀가하던 여고생으로 바꿨다. 사건 발생 시각 근처를 우연히 지나다가 여성의 비명을 듣고 도움을 주려고 다가온 남학생도 그대로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수사 초기 경찰은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일면식이 없는 점을 들어 이번 사건을 이상동기 범죄, 이른바 '묻지마' 범죄로 분류하고 동기 규명에 주력했다. 이후 행적 재구성과 프로파일러 면담, 스마트폰 포렌식 등을 통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분노 범죄로 성격을 재규정했다. 1차 표적이 뚜렷했고 증거인멸 등 나름의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는 점에서 불특정 다수를 무차별적으로 노리는 통상의 묻지마 범죄와는 구분되는 유형이라는 게 경찰 판단이다.


A씨가 별건으로 고소해 수사가 착수된 성폭행 혐의, 112 신고 직전 이뤄진 손찌검 등 스토킹과 맞물린 사건들에서는 관계성 범죄의 고위험 징후도 함께 확인됐다.

다만 장윤기는 수사 과정에서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고, 누군가 데리고 가려 했다"는 진술을 반복하며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