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정의선 "경계 낮추고 열린 방식으로"…양재사옥 로비, 소통 공간으로 재탄생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4 13:00

수정 2026.05.14 13:00

25년 만의 전면 개편
축구장 5개 넓이 리뉴얼
아고라 중심 5개 층 재구성
로봇·조경·CCC 협업까지

정의선 회장이 지난 1월 5일 그룹 임직원들에게 새해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 뉴시스.
정의선 회장이 지난 1월 5일 그룹 임직원들에게 새해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 뉴시스.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로비 중앙부의 아트리움.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로비 중앙부의 아트리움. 현대차그룹 제공.
[파이낸셜뉴스] "혁신과 변화를 가능케 하는 번쩍이는 아이디어는 한 자리에만 머물면 나오기 어렵다. 상대방과의 짧은 대화, 우연한 만남, 혹은 혼자 조용히 사색할 때 우리에게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14일 양재사옥 로비 리노베이션의 배경을 임직원에게 직접 설명했다. 정 회장은 이날 1층 로비 중앙에 새로 조성된 계단형 라운지 '아고라(Agora)'에서 열린 '로비 스토리 타운홀'에 참석해 1시간가량 임직원들과 자유롭게 소통했다. 장재훈 부회장, 서강현·최준영·성 김·박민우 사장 등 그룹 주요 경영진도 자리했다.



양재사옥은 2000년 현대차그룹이 당시 농협 사옥을 매입하며 입주한 뒤 그룹 컨트롤타워로 기능해온 공간이다. 이번 리노베이션은 2024년 5월 착수해 1년 11개월간의 공사를 거쳐 올 3월 초 다시 문을 열었다. 리뉴얼 대상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실내외 약 3만6000㎡, 축구장 5개를 합친 넓이다.

정 회장은 리노베이션을 추진한 배경에 대해 "데스크나 회의실이 아니더라도 로비나 다양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교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편하게 머물면서 생각도 정리하고 아이디어도 나누고 잠깐 리프레시도 할 수 있는 곳, 그런 양재사옥을 머리 속에 그리며 이번 프로젝트로 실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리노베이션의 핵심 키워드로 소통을 꼽았다. 그는 "로비 리노베이션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생각했던 키워드는 소통이었다"며 "임직원 한 분 한 분이 좋은 아이디어와 역량을 가지고 있는데, 그게 서로 연결된다면 훨씬 더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을 더 잘 이해하려면 우리 스스로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보다 협업하고, 경계를 낮추고, 열린 방식으로 일해보자"고 덧붙였다.

새 로비의 중심은 고대 그리스 광장을 모티브로 한 아고라다. 아고라를 중심으로 커넥트 라운지, 오픈 스테이지, 카페, 옥외 정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됐다. 1층에서 3층까지 수직으로 개방된 아트리움에 식물과 나무를 배치해 채광과 조경에도 공을 들였다. 한국 조경설계 1세대 조경가 정영선 교수와 협업한 실내 조경이 특징이다.

2층에는 미팅룸 17개와 포커스룸이 유기적으로 배치됐다. 일부 미팅룸에는 이탈리아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토일렛페이퍼(Toiletpaper)의 시각 요소를 적용했다. 사내 라이브러리는 일본 츠타야 서점 운영사 CCC와 협업해 주제별 큐레이션 도서를 갖췄다.

CCC와의 협업을 직접 추천한 정 회장은 "CCC는 누가 이곳을 찾는지, 무엇을 기대하는지, 어떻게 머무는지를 굉장히 세심하게 고민한다"며 "그 철학이 공간과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지하 1층에는 한식·일식·이탈리안·샐러드 등 폭넓은 메뉴와 오픈 키친 형태의 라이브 그릴, 피트니스 시설 짐나지움, 스포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아케이드도 들어섰다.

1층에는 로봇 스테이션을 설치해 관수 로봇 달이 가드너, 배송 로봇 달이 딜리버리, 보안용 스팟 등 3종 로봇이 임직원과 함께 일하는 환경을 구현했다. 글로벌 안전규격 인증기관 유엘솔루션(UL Solutions)으로부터 로봇 친화 빌딩 적합성 기술 검증도 마쳤다.

정 회장은 타운홀 말미에 임직원을 향한 감사와 기대를 전했다.
"양재 본사는 우리에게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집과 같은 곳"이라며 "지난 25년 넘게 이곳에서 많은 고민과 결정이 있었고, 그 과정 하나하나가 지금의 현대차그룹을 만들어 왔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라며 "더 자유롭게 소통하고 더 자연스럽게 협업하고 더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양재사옥 그랜드홀에서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테너 존노,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협연 등 임직원을 위한 문화 행사도 열렸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