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러닝이 붐을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마라톤 문화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 기록 경쟁 중심이던 대회와 달리 최근에는 캐릭터·예능 등 인기 지식재산권(IP)을 결합한 '경험형 마라톤'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특히 2030세대 사이에서는 단순 완주보다 좋아하는 캐릭터 세계관을 직접 체험하고 인증하는 요소가 중요해지면서, 참가자들이 캐릭터 코스튬을 착용하거나 미션을 수행하고 한정판 굿즈를 수집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유통업계도 IP 마라톤을 새로운 고객 유입 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단순 참가권 판매를 넘어 IP 팬덤을 플랫폼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러닝 관련 상품 큐레이션을 통해 추가 매출까지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CJ온스타일이다. CJ온스타일은 오는 18일 오후 7시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으로 27일까지 마라톤 대회 '월리를 찾아라! 런 인 서울(월리런)' 참가권을 국내 단독 판매한다고 밝혔다.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주최하고 신한카드가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는 '월리런'은 오는 6월 21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다. 총 9000명 규모로, 10㎞와 5㎞ 코스로 운영된다.
원작인 '월리를 찾아라'는 영국 일러스트레이터 마틴 핸드포드의 그림책 시리즈다. 1987년 첫 출간 이후 전 세계 32개국에 번역돼 6500만부 이상 판매된 글로벌 인기 IP로, 복잡한 그림 속에서 빨간 줄무늬 옷과 안경, 모자를 쓴 캐릭터 '월리'를 찾아내는 설정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번 사례는 단순 참가권 판매를 넘어 모바일 라이브 방송으로 마라톤 티켓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오는 18일 방송에서는 '월리 인 서울'을 콘셉트로 '월리를 찾아라' IP 세계관을 활용한 몰입형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월리를 찾아라' 속 빌런 캐릭터 '오들로'가 훔쳐 간 마라톤 티켓을 되찾기 위해 서울숲·한강·광화문 등 서울 도심 러닝 명소를 누비는 추격 서사를 담는다.
CJ온스타일은 완주자를 대상으로 단백질 쉐이크·영양제·에너지젤 등 웰니스 상품을 담은 완주팩을 제공하고, 앱 내에서는 러닝 관련 상품 기획전도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러닝은 단순 운동을 넘어 취향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문화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며 "러닝 트렌드와 글로벌 인기 IP, 모바일 라이브 방송을 결합해 고객이 콘텐츠를 즐기고 참여하는 경험 자체를 앱 안에서 소비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IP 마라톤 경쟁은 다른 유통·플랫폼 업계로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쿠팡은 지난 7일부터 쿠팡플레이를 통해 '2026 무한도전 Run' 티켓을 단독 판매하고 있다. 다음 달 7일 서울 상암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무한도전'의 상징인 추격전 형태를 활용해 '경찰과 도둑' 콘셉트로 꾸며진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무한도전' 감성을 녹여낸 한정판 레이스팩도 제공된다.
일동후디스는 지난 5일 어린이날 서울 한강공원에서 열린 '포켓몬 런 2026 인 서울' 공식 후원사로 참여해 완주자 전원에게 '하이뮨 아미노포텐 파워젤' 등을 제공하며 브랜드 접점을 확대했다.
업계에서는 마라톤이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팬덤 기반 문화 콘텐츠로 확장되면서 유통업계의 관련 마케팅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라톤이 단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팬덤 기반 문화 콘텐츠로 진화하면서 신규 고객 유입과 플랫폼 체류시간 확대, 관련 상품 판매까지 연결할 수 있는 마케팅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러닝 인구는 약 1000만명 규모로 추산된다. 러닝화·스포츠웨어·액세서리 등을 포함한 국내 러닝 용품 시장 규모 역시 약 2조원 수준으로 분석된다. 러닝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소비 역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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