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결혼을 약속한 예비신부에게 1억5000만원을 뜯긴 뒤, 사기 혐의 피의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3일 JTBC '사건반장'에 사연을 제보한 남성 A씨는 지난해 초 채팅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두 살 연상의 여성 B씨와 결혼을 약속했다.
B씨는 자신이 대구의 한 국립대학교 수학교육과 출신이며, 공부방 형태의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원장이라고 소개했다. 명품으로 치장한 채 첫 만남에 나온 B씨는 "수강생 수십 명을 가르치고 있으며 월수입은 20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건설회사 임원 출신 아버지와 약사인 어머니가 건물 여러 채를 보유하고 있다.
A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B씨와 결혼을 전제로 동거를 시작했고, 이후 양가 상견례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A씨에 따르면 당시 B씨 부모는 결혼을 반기며 환대했고, 올해 6월로 결혼 날짜까지 잡았다. 이 과정에서 B씨의 예비 장인은 A씨 부부를 위해 대구의 25억원 상당 아파트를 계약해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B씨는 "학원 운영 자금이 부족하다"며 A씨에게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학원에서 쓴다는 명목으로 태블릿PC 구매 비용 3000만원을 받아간 데 이어, 처가에 주는 예물로 금 70돈(약 5800만원)을 받아가는 등 요구하는 금액이 점점 커졌다. 하지만 A씨는 B씨가 보여준 학원 관련 서류와 재정 자료 등을 믿고 수차례에 걸쳐 총 1억5000만원가량을 건넸다.
예비신부의 정체가 탄로난 건 지난 3월 말이었다. 경찰이 A씨에게 전화를 걸어 B씨가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이며 계좌 추적 과정에서 A씨의 송금 내역이 확인됐다고 설명한 것이다. 이후 B씨는 지난달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B씨는 과거에도 사기 전력이 있었으며,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금전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A씨에게도 이름과 나이, 학력 모두 허위로 알렸으며 상견례에서 만난 부모 역시 연기자를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건반장에 "구치소 접견으로 결혼반지는 돌려받았는데 다이아가 빠져 있더라. 일부러 뺀 것 같다"며 "지금까지 잘 속고 산 편은 아닌데 연기자까지 고용하니까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현재 A씨는 B씨를 상대로 추가 고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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