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중모드 속 "앞으로 충분히 토론할 수 있는 것"
야권은 "반시장적 인식" 반발
[파이낸셜뉴스] 청와대는 반도체 호황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초과세수 활용 방안 검토를 지시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14일 밝혔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신중한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반도체 초과세수 활용 방안 검토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경기상황, 세수여건, 재정투자 방향 등을 상시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인공지능(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라며 "그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되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반도체 등 AI 인프라 기업의 호황으로 발생한 초과세수 일부를 국민에게 환원하는 가칭 '국민배당금제'를 제안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AI 인프라 기업의 초과이익으로 발생한 초과세수를 국민에게 재분배하는 개념으로 해석된다.
이후 청와대는 "정책실장이 소셜미디어에 게재한 내용은 청와대 내부 논의나 검토와 무관한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적극 재정'을 주문하고 있고,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6·3 지방선거 이후 추가 재정 여력 활용 방향을 둘러싼 정책적 논의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법인세가 120조원으로 지난해 전체 액수를 웃돌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만큼, 관련 논의가 필수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역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국민배당을 두고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만하다며 여지를 남겼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우리가 충분히 토론할 수 있는 것"이라며 "AI와 자율주행차 등 첨단산업으로 인한 엄청난 발전에 대해 학계에서 충분한 토론을 거치고 우리가 숙고해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지난 13일 이재명 정부와 논의는 없었다면서도 "학계에서 먼저 연구하고 학문적 고찰이 선행되고, 그 성과로 현실에 접목하자는 의견이 나오면 취합하고 정책과 법으로 국민적 공감을 얻어가면서 할 문제"라고 밝혔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AI 시대에 기업 초과이윤이 특정 기업과 특정 부문에서는 크게 발생할 수 있는데 그 때문에 K자형 격차라고 얘기되어지는 우리 사회의 어떤 부의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 아닌가"라며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것이 큰 숙제다. 다양한 사회적 논의를 통해서 합의해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야권은 김 실장을 경질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기업의 초과이윤을 사실상 사회적 환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경악스러운 반시장적인 인식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고, 투자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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