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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친·남친' AI로 되살린다?…中서 등장한 '디지털 전 애인' 논란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5 05:40

수정 2026.05.15 09:30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헤어진 연인의 말투와 기억을 인공지능(AI)으로 재현해 대화하는 서비스가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별의 상처를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반응도 있지만, 상대 동의 없이 과거 대화와 사진을 AI에 넣는 방식이라 사생활 침해와 감정 의존 우려도 나온다.

해외 온라인 매체 '오디티센트럴'은 지난 4일 중국에서 전 연인의 디지털 버전을 만드는 AI 모듈이 관심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서비스는 오픈소스 모듈로 알려졌다.

채팅 기록·사진 넣으면 전 연인 말투 재현

이용자는 과거 연애 때 주고받은 채팅 기록, 사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 직접 쓴 설명 등을 입력해 전 연인의 AI 버전을 만들 수 있다.

모듈은 입력된 자료를 바탕으로 상대의 말투와 자주 쓰던 표현, 대화 습관을 흉내 내는 방식이다.

매체는 해당 모듈이 함께한 경험과 기억까지 반영해 전 연인과 대화하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고 전했다. 개발자들은 이를 두고 과거의 기억을 디지털 신경망으로 옮기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상대방의 사진과 대화 기록이 동의 없이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 논란이다. 연애 중 주고받은 메시지라 하더라도, 한쪽이 이별 뒤 AI 학습 자료로 쓰는 데 상대가 동의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치유 목적' 이라지만 논란 커져

해당 서비스를 제작한 개발자들은 깃허브 안내문에서 이 프로젝트가 개인적 성찰과 감정 회복을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괴롭힘, 스토킹, 사생활 침해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적었다.

하지만 서비스가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별을 받아들이는 대신 AI 속 전 연인과 계속 대화하게 되면 새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연인의 말투와 기억을 흉내 내는 AI가 실제 관계 정리보다 감정 의존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주장했다. 한 이용자는 실제로는 하지 못했던 말을 디지털 전 연인에게 털어놓고 나서 마음이 나아졌다고 했다. 다른 이용자들은 AI와 대화하면서 전 연인을 지나치게 이상화하고 있었다는 점을 깨달았다는 반응도 보였다.

AI 연애 서비스, 동의 문제가 핵심

이번 논란은 AI 기술이 연애와 이별의 영역까지 들어오면서 생긴 문제다. 챗봇과 디지털 아바타가 위로를 주는 도구로 쓰일 수는 있지만, 실제 인물의 말투와 기록을 바탕으로 만들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

특히 전 연인처럼 민감한 관계에서는 동의 여부가 핵심이다.
대화 기록과 사진, SNS 게시물은 개인의 정보이자 관계의 흔적이다. 이를 한쪽이 AI 모델에 입력해 또 다른 인격처럼 사용하는 순간 사생활 침해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오디티센트럴은 해당 서비스가 일부 이용자에게 이별을 정리하는 도구가 되고 있지만, 동시에 개인정보와 감정 의존 문제를 둘러싼 논쟁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