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정류장서 뒷문 승차 중 하차문 닫혀 사고
法 벌금 5만원 선고유예…"사고 경위 참작"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3월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의 한 버스정류장. 운전기사 A씨(59·남)씨가 몰던 지선버스가 승객 승하차를 위해 멈춰 섰다. 승객들이 앞문과 뒷문 주변으로 몰리던 평범한 퇴근 시간대였다. 평범해 보이던 이날, 사고는 뒷문에서 벌어졌다. 하차하는 승객을 기다린 B씨는 뒷문으로 버스에 오르려 했다. 그러나 A씨는 B씨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채 하차 문을 닫았다.
이 사고로 A씨는 승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버스 문을 닫아 위험을 발생시킨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재판에서 A씨 측은 사고 책임을 다퉜다. B씨가 정류장에서 기다리다 앞문으로 이동하던 중 갑자기 방향을 바꿔 이미 닫히고 있던 뒷문으로 무리하게 타려 했다는 주장이었다. 사고가 운전자의 부주의가 아니라 승객의 무리한 승차 시도 때문에 발생했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B씨가 뒷문 쪽에서 하차 승객을 기다린 뒤 뒷문으로 승차하려 했다고 봤다. 또 버스 뒷문 승차가 금지돼 있다고 보기 어렵고, 실제 현장에서도 관행적으로 뒷문 승차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쟁점은 버스가 정류장에 멈춰 있는 동안 문을 여닫는 행위도 도로교통법상 '운전'에 포함되는지였다.
재판부는 승객을 태우고 내리기 위해 버스가 일시 정차한 상태라도, 문을 열고 닫는 행위는 운전 과정의 일부라고 판단했다. 운전자가 차량의 장치를 정확히 조작해야 할 의무는 버스가 움직이는 순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도로교통법은 모든 운전자가 조향장치와 제동장치, 그 밖의 장치를 정확히 조작하고 다른 사람에게 위험이나 장해를 주는 방법으로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법원은 A씨가 승차하려던 승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문을 닫은 행위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봤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단독(양은상 부장판사)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정식재판을 청구한 A씨에 대해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한 형은 5만원의 벌금형이었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에게 위험과 장해를 주는 방법으로 운전한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A씨에게 벌금형 1회 외에 다른 전과가 없는 점, 사고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벌금형 선고를 유예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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