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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무기 판매 여부가 방중 성패 시험대"…대만, "우린 주권국" 트럼프에 반발

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7 15:39

수정 2026.05.17 15:2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차담하고 있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차담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중 이후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좋은 협상칩"이라고 언급하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정부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일제히 우려 섞인 시각으로 보도했고, 대만도 "우리는 주권 독립 국가"라며 공개 반발에 나섰다. 미국의 대만 방어 의지와 '대만에 대한 6대 보장' 원칙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경고음도 커지는 분위기다.

美 언론 "무기 지원 중단시 동맹국에 美 나약함 알리는 신호 될 것"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한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지도자들이 오랫동안 추구해온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에 대한 거부권을 획득하게 된다"며 "이는 이 지역 동맹국들에 미국의 나약함을 알리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추가 무기 판매를 두고 '좋은 협상칩'이라고 언급한 것만으로도 대만 지원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대만에 자체 국방비 지출을 늘리라고 압박해 해왔는데, 이제는 대만에 구매를 촉구했던 그 무기를 미국의 최대 적국인 중국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친구'라고 불렀지만, 중국을 떠나며 얻은 성과는 없었다"며 "중국과의 구체적인 합의 부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맥 중심' 외교 정책이 안고 있는 위험성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대만, 트럼프 '독립 선언 자제' 경고에 "주권 독립국" 반박
한편 대만 중앙통신과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천밍치 대만 외교부 정무차관은 "대만은 주권 독립 국가이며 2300만 대만인만이 민주적 방식으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의 독립 선언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일정을 마친 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과 대만의 상황이 현 상태를 유지하길 바란다"며 "누군가가 '미국이 우리를 지지하니 독립하자'고 말하는 상황은 원치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선유중 대만대륙위원회(MAC) 부주임도 "현재 대만의 정책은 일관되게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현 상태를 유지하고, 대만의 존속을 지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만 측은 당연히 신중히 대응할 것이며, 미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이라면서 "지역 안정은 미·대만 양측의 공동 이익인 만큼, 앞으로도 반드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궈야후이 대만 총통부 대변인 역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계속 기여하고 양안 현상을 유지하는 것은 라이칭더 총통의 일관된 주장"이라며 "이는 자유와 민주를 사랑하는 2300만 대만인의 변함없는 의지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그간 대만이 이미 주권 국가로서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공식 독립 선언이 필요하지 않다고 발언해왔다.

실제로 가능할까? 흔들리는 '대만 6대 보장'…트럼프 "80년대는 먼 과거"
'140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대만 무기 판매가 순조롭게 승인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천 차관은 "아직 완전히 공개되지 않은 사안으로 논평할 수 없다"면서도 "미국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상황을 파악할 것이며 향후 무기 판매 역시 미국과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이 언급한 구체적인 금액도 아직 공식 제안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만에 대한 6대 보장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 선 부주임은 "그런 해석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며 "국민들은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이후 귀국길 전용기 안에서 '대만 무기 판매와 관련해 시 주석과 상의한 것이 대만 6대 보장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1980년대는 꽤 먼 과거"라고 답해, 그간 미국이 견지해온 대만 정책을 변경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중이다.


대만에 대한 6대 보장은 1982년 로널드 레이건 정부가 대만 측에 비공식적으로 전달한 원칙으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종료 시한을 설정하지 않는다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위해 중국과 사전 협의하지 않는다 △대만과 중국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지 않는다 △대만관계법을 수정하지 않는다 등이 포함돼 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