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화해 속 일본 제외된 G2 외교에 '우려'
"대만 거래 대상 아냐" 경계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이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막을 내린 가운데 일본 주요 언론들은 미중 갈등 완화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양국이 국제질서를 좌우하는 '주요 2개국(G2) 체제'로 기울 가능성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특히 대만 문제가 미중 간 거래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계 안정은 환영..G2 거래 외교 가능성엔 경계
아사히신문은 지난 16일자 사설에서 "이번 회담에서 드러난 것은 동맹과 국제법, 법의 지배 등 전후 국제질서 기반을 경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에 대해 중국이 '안정적인 대국'을 연출하는 구도"라고 평가했다.
아사히는 특히 미중 관계 안정 자체는 국제사회에 안심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양국이 서로의 세력권을 인정하며 중요 사안을 독점적으로 결정하는 'G2적 상황'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대만 문제가 미중 간 협상 카드로 활용될 경우 동아시아 안보와 미국 외교 신뢰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미중 관계 안정 필요성은 인정하면서 "양국만으로 세계를 운영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닛케이는 "건설적인 전략적 안정 관계가 미중 두 나라만의 안정을 의미해서는 안 되며, 국제 협력을 통한 세계 안정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규범과 기후변화, 핵군축 등 글로벌 과제에서는 미중이 국제사회 전체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회담이 반도체·희토류 수출 통제 완화 등 핵심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결론 없이 막을 내린 데 대해 부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보수 성향인 산케이신문은 양국이 본질적 대립을 해소했다기보다 "당분간의 안정을 연출하는 선택을 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 역시 미중간 새로운 관계 설정은 "상호 신뢰의 결과라기보다 상호 불신의 산물에 가깝다"고 말했다.
마이치니는 특히 미중 정상의 화해 분위기 연출 배경에 양국 지도자의 정치적 사정을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과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고 시 주석 역시 경기 둔화와 정치적 부담 속에서 대외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닛케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과 항공기 구매 확대 등을 성과로 내세운 점을 언급하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성과 확보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대만은 흥정 대상 아냐" 미중 협상 카드 부상 경계
일본 언론들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예민하게 반응한 이슈는 대만 문제였다. 미중 관계 안정의 대가로 대만 문제가 양국 간 협상 카드가 되는 상황을 경계했다.
아사히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대만 문제 대응을 잘못하면 미중 관계가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미국 측을 압박한 점을 주목했다. 이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대만 주변에서 군사훈련과 위압을 반복하는 중국 측"이라며 "중국에 대해 반감과 경계심을 갖고 있는 대만 민심 또한 경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사히는 "일본은 유럽과 호주 등과 연계해 미국에 질서 유지 책임과 법치주의 중요성을 계속 물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닛케이 역시 대만 문제를 미국과 중국의 거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이전 중국이 지속적으로 문제 삼아 온 대만 무기 판매 이슈를 시 주석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한 점을 문제 삼으며 이는 미국 대만 정책의 근간인 '6개 보장'에 어긋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칙에는 미국이 대만 무기 판매와 관련해 중국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닛케이는 "중국이 미국 제품 구매를 확대하는 대가로 미국이 대만 문제에서 양보하는 식의 거래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산케이는 시 주석이 "대만 독립과 대만해협 평화는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 "군사적 선택지를 포기하지 않는 위험한 자세를 수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만 행정원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야말로 해협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반발한 점을 소개하며 "대만 측 반응은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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