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자형 고용 양극화 심화 진단
근로자 동의 규정 완화 제안
[파이낸셜뉴스]한국경영자총협회가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과 고용 양극화 심화를 경고하며 해고 규제 완화와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용 규모 자체는 늘고 있지만 노동시장 내부 구조 불균형이 확대되면서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경총은 '최근 고용 흐름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고용시장의 주요 문제로 △K자형 고용 양극화 △20·30세대 '쉬었음' 인구 증가 △노동 이동성 둔화 등을 꼽았다.
경총에 따르면 최근 고용시장은 신산업·60대 이상·대기업·상용직 중심으로 고용이 확대된 반면 전통산업·60대 미만·중소기업·임시일용직 고용은 감소하며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경총은 이러한 흐름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고착화하고 소비 위축과 소득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청년층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지난해 20·30세대 '쉬었음' 인구는 71만7000명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총은 중소기업과 임시·일용직에서 이탈한 청년층이 비경제활동 상태로 유입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단순한 일자리 부족보다 고용의 질과 지속 가능성 문제가 더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노동시장 이동성도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노동이동률은 9.8%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경총은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해 신규 채용을 줄이고 근로자 역시 이직 위험을 회피하면서 노동시장 전반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철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고용 규모는 확대되고 있지만 구조적 불균형은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며 "청년층 노동시장 이탈과 노동 이동성 둔화는 향후 성장 동력을 제약할 수 있는 위험 신호"라고 밝혔다.
경총은 노동시장 구조 개선 방안으로 고용 유연성 확대와 임금체계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선 근로계약 해지 기준과 절차를 법률로 명확히 규정해 기업의 인사 운영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정 일자리 보호 중심의 경직된 구조에서 벗어나 근로자의 이동과 재배치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전환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근로시간 단축과 정년 연장 등 일부 계층에 혜택이 집중되는 규제를 완화해 기업의 신규 채용 여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임금체계와 관련해서는 연공서열형 호봉제 대신 직무 가치와 성과 중심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기업 규모와 고용 형태에 따른 과도한 임금 격차가 노동 이동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아울러 현재 취업규칙 변경 시 필요한 근로자 과반 동의 절차를 '의견 청취' 수준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총은 고용 유연성 확대와 함께 사회안전망 강화도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유연안정성' 원칙에 따라 기업에는 인력 운용 유연성을 확대하고 근로자에게는 실업 시 소득 보전과 재취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총은 "구직급여 제도의 합리적 운영과 직업훈련·취업 알선 기능 강화 등을 통해 노동시장 재진입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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