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판매비중 74%→29% 하락
수출은 70% 치솟아 역할 뒤바껴
전략 모델 페가스 올해 4대 팔려
나머지 물량은 중남미·중동行
기아 "제3국 대응 생산력 확대"
기아 옌청 공장의 중국 내수 비중이 4년 새 74%에서 30% 아래로 추락했다. 대신 생산 물량의 70%가 중남미·중동 등 제3국으로 나가면서, 중국 공장이 사실상 신흥시장 수출기지로 변모했다. 한때 중국 시장 공략용으로 출시된 소형 세단 페가스(Pegas)는 올 1~4월 2만여 대가 팔렸지만 중국 소비자가 산 것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수출이 내수 추월한 건 2024년
17일 기아 IR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옌청 공장의 중국 내수 판매 비중은 2022년 74.1%에서 2023년 58.2%, 2024년 37.5%(1~10월), 2025년 32.4%로 해마다 급락해 올해 1~4월에는 29.5%까지 내려왔다. 수출 비중은 같은 기간 25.9%에서 70.5%로, 4년 새 내수와 수출의 자리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수출 물량의 절대 규모 성장세도 가파르다. 2022년 3만3047대에 불과했던 수출은 2023년 6만127대, 2024년 10만8001대(1~10월), 2025년 16만9484대로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왔다. 올해도 1~4월 5만4984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어 전년에 준하는 수준이 예상된다.
반면 중국 내수는 2022년 9만4668대에서 2025년 8만1159대로 오히려 줄었다. 수출이 내수를 처음 추월한 해는 2024년으로, 그해 수출(10만8001대)이 내수(6만4674대)의 1.7배를 기록했다.
총량보다 더 극적인 것은 차종별 판매 구조다. 옌청 공장 최대 생산 모델인 Pegas는 올해 1~4월 리테일 2만13대 중 중국에서 팔린 것이 4대에 그치며 수출 비중이 99.9%에 달했다.
Pegas는 2017년 '생애 첫 차' 수요를 겨냥해 중국 시장 전략 모델로 출시돼 출시 직후에는 중국 내수에서도 일정 물량이 소화됐다. 2022년의 경우에도 총3만2358대 중 1643대(5.1%)가 중국에서 팔렸다. 다만 4년 만에 1643대가 4대로 급감한 가운데 현재 중남미(1만678대·53.4%)와 중동(7385대·36.9%)이 전량을 가져가는 사실상 수출 전용차가 됐다.
■韓서 못 보내는 물량, 옌청이 맡는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넷(Sonet)도 사정은 비슷하다. 1만4102대 중 중국 내수는 28대(0.2%)에 불과했고, 중남미·멕시코·중동 등 신흥시장이 나눠 가졌다. 전기차 EV5도 리테일 2771대 중 중국 내수 131대(4.7%)에 그쳐, 내연기관은 물론 전기차까지 수출 모델로 편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중국 내수에 남은 모델은 KX1 7943대, K3 3430대, 포르테(Forte) 2487대 등 저가 소형차 라인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의 합산 대수도 1만3860대로, 리테일 총 판매(7만8035대)의 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옌청 공장의 생산 라인업이 '수출 전용 모델'과 '내수 소량 모델' 두 갈래로 뚜렷하게 갈라진 것이다.
수출 물량은 특정 지역에 뚜렷하게 집중돼 있다. 중남미가 2만238대(36.8%)로 가장 크고, 중동 1만6228대(29.5%), 멕시코 9684대(17.6%)가 뒤를 이으며 세 지역이 전체 수출의 83.9%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신흥시장에 중국의 저렴한 생산 원가를 활용해 소형차를 공급하는 전략이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한국 공장에서 수출하기엔 원가 부담이 큰 물량을 옌청이 대신 맡는 역할 분담 구조가 굳어졌다는 평가다.
기아는 신흥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곳이 국내와 중국 공장인 만큼 이들의 생산 능력을 더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지난달 24일 1·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오는 2·4분기 인도·중남미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0% 이상의 수요 성장을 보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공장은 약 5%, 중국 공장은 10% 이상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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